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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찰 파문/ 관봉 사진 복구한 장진수 "부정한 돈 증거 남기려 찍었지만, 다 쓰고나니 불안해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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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찰 파문/ 관봉 사진 복구한 장진수 "부정한 돈 증거 남기려 찍었지만, 다 쓰고나니 불안해서 삭제"

입력
2012.04.0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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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봉 형태로 자신에게 전달됐던 5,000만원을 찍은 사진을 4일 한국일보에 공개한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진은 2010년 4월 류충렬 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으로부터 돈을 받을 당시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뒀던 것"이라며 "5,000만원을 다 쓴 뒤 사진을 지웠다가 어젯밤 복구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 전 주무관과의 일문일답이다.

_ 돈을 전달받을 당시 상황은.

"2010년 4월 중순 류충렬 전 공직복무관리관에게서 연락이 와 만나자고 했다. (나에 대한) 2심 판결이 난 뒤였는데, 류 전 관리관이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했다'며 쇼핑백에 든 돈을 전달했다."

_ 왜 사진을 찍었나.

"부정한 돈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을 위해 증거를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_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당신에게 전달했던 2,000만원은 받기를 거부했는데 5,000만원은 왜 받았나.

"양심의 가책을 느껴 한 달 넘게 관봉의 비닐포장도 뜯지 않았다. 하지만 지시를 받고 (증거인멸을) 했는데 나만 뒤집어쓰는 것 같아 보상 심리가 생겼다. 2심에서 유죄선고를 받은 직후라 미래도 불투명했고 당장 주택자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_ 한 달 뒤 사진을 지운 이유는.

"이미 돈을 다 써버린 후이기도 했고, 그런 사진을 가지고 있으면 왠지 문제가 생길 것 같아 불안했다."

_ 검찰에 사진 복원을 요청했는데.

"검찰이 사진을 복원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지난달 21일 내가 먼저 휴대폰을 임의제출했다. 지난달 29일 돌려받았다. '복원이 다 됐으니 가져가라'고 했다."

_ 사진을 공개한 이유는.

"휴대폰을 돌려받은 뒤 내 컴퓨터에 설치된 '파이널 데이터'란 프로그램으로 지워진 사진에 대한 복구를 시도해 봤고, 어젯밤에 성공했다.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전달한 것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장 전 주무관의 휴대폰을 제출받아 복원 작업을 벌였으나 실수로 5,000만원 사진이 담긴 부분은 누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 전 주무관이 이날 문제의 사진을 공개하자, 부랴부랴 빠졌던 데이터 자료를 복구해 5,000만원 사진을 뒤늦게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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