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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A등급 유지 현금 확보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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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A등급 유지 현금 확보작전

입력
2012.04.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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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 현금 확보 특명이 떨어졌다. 당장 급한 것은 아니지만, 불황 장기화에 대비해 보유 주식을 잇따라 내다 팔고 있다.

4일 포스코에 따르면 전날 증시 마감 이후 SK텔레콤, KB금융, 하나금융 등 알짜 우량주를 블록 딜 방식으로 전격 매각했다. 주식매각으로 포스코는 5,83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포스코는 그 동안 국내 주요 기업 및 금융기관들과 지분을 서로 보유해왔다. 언제 닥칠 지 모를 외국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비, 상호 지분을 전략적으로 갖고 있었던 것. 이른바 '백기사'지분이다.

하지만 그 중 3분의1 가량을 이번에 팔아 치웠다. 3일 처분한 주식은 ▦SKT 지분 5.61% 중 2.9%(3,208억원) ▦KB금융 지분 4% 중 1%(1,634억원) ▦하나금융 지분 1.9% 중 0.92%(993억원) 등이다.

물론 포스코가 당장 5,000억원이 없어서 지분을 내다 판 것은 아니다. 계열사를 빼고 포스코 자체 만으로도 작년 말 현재 2조9,000억원의 현금(현금성 자산)을 쌓아두고 있다. 하지만 구조적인 수급불균형에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국내외 철강경기의 침체까지 겹치면서, 포스코 내부엔 '확보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확보하라'는 정준양 회장의 특명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달 1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재무 개선을 위해 유휴 투자 지분을 매각 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당장 급한 건 이달 말로 다가온 국제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재조정이다. 포스코는 사실 지난해 국제신용평가사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S&P가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조정했고, 무디스와 피치는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란 건 실제 등급을 낮출 수도 있다는 뜻. 다른 철강사들의 신용등급도 모두 나쁜 상태이지만, 포스코 역시 힘겹게 A등급대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실제 등급강등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최대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할 형편. 알토란 같은 보유주식을 내다 팔아 현금화 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신용 등급 강등과 장기 차입금 증가로 부담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현금성 자산을 더욱 확보하는 한편 해외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두루 활용해 조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도 교보생명 보유지분 24%를 매각키로 공고한 상태.

이종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재조정을 앞두고 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라며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도 매각 절차가 진행 중으로, 매각 완료시 8,000억~1조원의 현금유입이 가능해 자금 상황은 더욱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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