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4일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제가 선택하는 게 아니고 저에게 주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원장은 이날 경북대에서 '안철수 교수가 본 한국경제'라는 주제로 가진 강연에서 "지난 50년을 살아오면서 모든 선택은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했다"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안 원장은 "제가 무엇을 얻겠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사회의 긍정적 발전에 도움이 되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해)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4ㆍ11 총선 후보 선택과 관련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실행 의지"라며 "당리당략에 흔들릴 수도 있지만 진정성과 실행 의지를 갖고 있는지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연 어떤 사람들이 우리를 존엄하게 여기고 이해하는지, 누가 해결책을 진심으로 얘기하는지 따져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날 전남대 강연에서 "정파보다는 개인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이어 '진정성과 실행 의지'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그는 선거전과 관련해선 "상대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의 철학, 방향을 제시하고 설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안 원장은 경제 문제와 관련해선 "대기업 발전이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믿음 아래 정부가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약탈 행위를 방조했다"며 한국경제를 '좀비 경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모든 사회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라면서 "그동안 선진국 추격에 집중해온 결과 사회 전반에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이상 국가 성장만 추구하는 추격자는 통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이 더 나아가려면 선도자 문화를 정착시켜 실패한 사람들에게 재기 의지를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안 원장이 소개될 때 한 남성이 "안철수는 빨갱이"라고 소리쳐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대구=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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