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3일 총리실 전 직원의 수첩 분석 결과를 공개하면서 "민간인 불법사찰 과정에서 국군기무사령부와 국가정보원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또 휴대폰 도청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민주당 박영선 MB새누리심판국민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간인 불법사찰 혐의로 구속된 원충연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조사관의 수첩을 공개하면서 "기무사와 국정원이 민간인 불법사찰에 개입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수첩은 원 전 조사관이 2008년 8~9월에 사용한 것으로 여기에는'BH. 공직기강. 국정원. 기무사도 같이 함''전파: 외부-청와대, 총리실, 경찰청, 국정원''국정원 김XX: 011-755-8XXX''HP 도청 열람''장비(노트북, 망원경, 카메라)''이용득''이석행' 등의 문구가 들어 있다.
박 위원장은 "민간인 관련 업무를 볼 수 없는 기무사가 불법 사찰 관련자의 수첩에 등장했고 국정원이 관여한 흔적도 여러 곳에 나온다"며 "청와대는 기무사가 왜 동원됐는지 고백하고 국정원 관여 여부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 위원인 이상갑 변호사는 "수첩에 '철도공사 사내연대 결탁 지원, 이철 사장, HP 도청 열람'이라는 문구가 있다"면서 "청와대는 도청 범위가 어느 정도였는지 고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도 이날 "아직 검찰이 확보 못한 민간인 사찰보고서가 서류 뭉치 형태로 두 군데에 대량 존재한다"며 "공직윤리지원관실에 파견됐던 이기영 경감이 사찰보고서 문건 6박스를 갖고 있고,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 차량에도 사찰 보고서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이 경감이 경기 성남시의 친형 집에 민간인 사찰 문건 6박스를 은폐했다는 제보를 받았는데 최근 공개된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의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이 말하는 6박스 자료가 이 경감의 것 같다'는 대목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이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압수 수색한 후에도 진 전 과장은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사찰보고서 문건을 가득 싣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 시절 총리실 산하 조사심의관실(공직윤리지원관실 전신)이 민간인의 차명계좌 추적은 물론, 정권 이양을 앞두고 사찰 보고서를 조직적으로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심의관실에서 민간인ㆍ정치인을 사찰하면서 민간인 차명계좌까지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또 사찰기록을 포함한 각종 보고서는 국가기록원에 이관돼야 하는데 2008년 2월 정권이양을 앞두고 파쇄됐다는 정황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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