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서울 삼성동에 카페와 이동통신 매장을 합친 'T월드카페'를 열었다.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자유롭게 이용해 보고 직원들의 상담을 받거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마련한 것. SK텔레콤은 "휴대폰 매장은 방문하기 부담스럽다거나, 스마트폰을 체험할만한 공간이 없다는 고객 의견을 반영했는데 호응이 좋아 지난달 말 기준으로 매출이 기존에 비해 50% 늘었다"고 말했다.
휴대폰 매장들이 속속 체험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스마트폰 체험 기회를 주는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5월 시행되는 휴대폰 자급제(블랙리스트 제도)를 의식한 면이 크다. 5월이면 이통사 뿐 아니라 제조사의 매장과 대형마트에서도 소비자가 휴대폰을 구입해 이통사에서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이통사는 물론이고 제조사까지 앞다퉈 매장 문턱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우선 제조사들이 체험형 유통망 구축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월부터 체험형 매장인 삼성모바일샵과 삼성딜라이트샵에 아시아 처음으로 앵그리버드 매직존을 설치했다.
스마트폰 인기게임 앵그리버드 캐릭터로 공간을 꾸민 매장에서 근거리통신(NFC)을 활용해 관련 게임 아이템을 무료로 제공하고, 캐릭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모바일샵을 올해 100개까지 확대할 예정.
팬택은 1일 휴대폰 유통 자회사 라츠를 설립, 블랙리스트제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라츠에서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디지털카메라, 넷북, 이어폰 등을 판매하는데 다양한 제조사 제품을 구비한 게 특징. 또 일부 제품은 라츠 온라인몰에서 구매해 매장에서 수령, 반품, 교환이 가능토록 하는 서비스도 실시 중이다.
LG전자도 276곳의 베스트샵 직영점에서 모바일센터를 확대하면서 휴대폰을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매장을 꾸밀 예정이다.
이에 질세라 이통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SK텔레콤은 T월드카페 1호점에 이어 지난달 중순 경기 부천에 공장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를 적용한 매장에 카페를 결합한 'T월드 플러스'를 오픈했다.
농장에서 수확되는 커피콩과 첨단 제조 과정을 거친 스마트폰이 고객에게 전달되기 까지 유사한 유통 과정을 거치는 것에 착안해 창고형 인테리어로 꾸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서울 종로와 경기 일산에 3,4호점을 여는 등 올해 안으로 15곳의 체험형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 서비스 개통을 기념해 지방을 중심으로 카페 등에서 LTE를 고객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행사를 벌이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2,300여개에 달하는 U+스퀘어 매장에서는 속도측정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3G와 와이브로, LTE의 속도를 직접 비교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가 하면 판매직원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T는 커피매장과 공연장, 체험장으로 구성한 올레스퀘어를 2010년 9월부터 운영 중인데 하루 평균 3,000여명이 찾는다. 또 신촌, 강남을 비롯해 부산시 해운대 등에도 체험형 매장인 올레애비뉴를 운영하고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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