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은 30년 전에 멈췄지만, 포클랜드(아르헨티나 명 말비나스) 섬 영유권을 둘러싼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총성 없는 전쟁'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포클랜드 전쟁(1982년 4월2일~6월14일) 발발 30주년인 2일 양국 정상은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며 거친 설전을 주고 받았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대규모 반영 시위가 일어났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남부 우슈아이아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 "영국이 1만4,000㎞나 떨어진 포클랜드 섬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포클랜드 섬은 아르헨티나 대륙붕에 있는 우리 영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65년 양국의 협상을 촉구한 유엔 결의안을 언급하면서 영국 정부에 협상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모든 국가가 유엔 결의안을 존중해야 국제질서와 세계안보도 지켜질 수 있다"고 했다.
수천명의 아르헨티나 시위대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영국 대사관 앞에서 "포클랜드를 점령한 영국은 해적"이라고 비난했다. 시위에 참가한 극좌파단체 케브라초 회원들은 영국 국기와 윌리엄 왕자 모형을 불태웠다.
반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를 침공한 것이 잘못"이라며 "아르헨티나의 침공으로 포클랜드 주민들이 자유와 삶을 빼앗겼다"고 반박했다. 영유권 수호 의지도 거듭 밝혔다.
남미지역 국제기구인 남미국가연합(UNASUR)의 마리아 엠마 메히나 사무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아르헨티나 정부를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전달했다. 포클랜드 문제는 14일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열리는 미주정상회의에서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정상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 쿠바와 에콰도르를 제외한 미주지역 33개국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