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문대성 후보(부산 사하갑)의 학위논문 표절 논란이 정점에 다다른 느낌이다. 한국정치연구회 등 22개 단체로 구성된 학술단체협의회(학단협)가 발표한 문 후보의 석ㆍ박사 학위논문 분석 결과에 따르면 더 이상의 논란이 무의미할 정도로 표절 정황이 명백하다. 이 결과에 근거해 학단협은 문 후보의 학위 취소와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2007년 8월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은 다른 대학 김 모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토씨까지 그대로 베낀 분량이 수십 쪽에 이른다.'축구선수들을'이라고 써야 할 문장을'축구선수들은'이라고 잘못 쓴 부분까지 그대로 옮겼다. 표절 정도가 아니라 '복사 논문'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석사학위 논문도 다른 사람의 석사학위 논문과 제목은 물론 논의 전개과정이 매우 흡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 후보는 인용을 밝히지 않은 점을 인정하면서도 실험방식과 결과 도출이 다른 만큼 표절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교과부의 기준은'아무런 인용 표시 없이 6개의 단어가 연속적으로 나열되면'표절로 판정한다. 이 기준을 훨씬 뛰어 넘어 수십 쪽을 그대로 베낀 것은 학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론의 여지가 없이 명백한 표절이다. 예체능계의 특수한 사정을 감안한다 해도 용인될 수 없는 수준이다.
공교롭게도 문 후보와 똑 같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팔 슈미트 헝가리 대통령이 박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 끝에 2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 215쪽 중 16쪽이 다른 사람의 논문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나 최근 학위가 취소됐다. 문 후보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한 국민대도 학위 철회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 이상 급 결승전에서 멋진 돌려차기 한 방으로 금메달을 따내 큰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던 문 후보는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생활정치를 구호로 내걸었다. 하지만 이쯤 되었으면 유권자들의 심판에 앞서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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