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씨에 이어 김미화씨와 MBC 앵커 출신인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도 국정원 직원이 찾아와 압력성 발언을 하는 등 사찰을 당했다고 밝혀 이들의 방송 하차에 정권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김미화씨는 3일 파업 중인 MBC 노조원들이 만드는 '제대로 뉴스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김제동과 같은 시기에 국정원 직원이 두 번 찾아와 VIP가 나를 못마땅해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제동씨는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전인 2010년 5월 국정원 직원이 두어차례 찾아와 추도식 사회를 보지 말라고 종용했다고 밝혔다.
김미화씨는 "당시 국정원 직원이 팬이라면서 집까지 오겠다고 해서 선의로 놀러 오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이상하고 섬뜩하다"면서 "집에 도청장치라도 했나 싶어 어제 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직원에게서 윗분들이 내가 노무현 정부 때 사회를 봐서 좌파로 본다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8년간 진행한 그는 김재철 사장 부임 이후 MBC 간부들로부터 지속적인 하차 압력을 받은 끝에 지난해 4월 스스로 물러났다. 이후 MBC는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법으로 불리는 '고정출연 제한 심의규정'을 만들어 논란을 빚었고, KBS도 2009년 10월 김제동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도전 골든벨'에서 하차한 뒤 이듬해 4월 'MC선정위원회'를 만들어 "정권 코드 맞추기"라는 반발을 불렀다.
신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9년 4월 MBC 앵커에서 쫓겨날 때 나에 대한 청와대ㆍ총리실의 움직임(이 있었음)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촛불집회 때부터 뉴스에서 내 코멘트를 문제 삼는 움직임이 있었고 당시 MBC를 출입한 관선기자들(기관원 지칭)이 '당신도 애 키우고 가족 있는 사람인데 조심하라'는 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2의 신경민, 정연주, 김제동, 김미화가 나와서는 안 된다"면서 "청문회가 열리면 나가서 구체적인 이름과 정황을 밝힐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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