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칼리파리(53∙미국) 켄터키대 감독이 무관의 한을 풀었다.
칼리파리 감독이 이끄는 켄터키대는 3일(한국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메르세데스벤츠 슈퍼돔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 대학농구 디비전1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캔자스대를 67-59로 꺾었다. 칼리파리 감독은 20시즌 만에 첫 우승을 맛 봤고, 켄터키대는 1998년 이후 14년 만에 통산 8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켄터키대는 올 시즌 남부 콘퍼런스에서 32승2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1번 시드를 받았다. 토너먼트에서도 매 경기 10점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 가볍게 결승에 올랐다. 강력한 우승 후보 듀크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가 무명 팀에 덜미를 잡힌 것과 달리 승승장구했다. 결승에서 뒷심이 강한 캔자스대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 내내 끌려 다닌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칼리파리 감독은 선수 스카우트의 귀재로 꼽힌다. 마커스 캠비(포틀랜드)와 데릭 로즈(시카고) 등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를 잇달아 배출했다. 1988년 메사추세츠대를 시작으로 멤피스대, 켄터키대까지 오랜 시간 지휘봉을 잡았다. 통산 성적은 505승 152패. 그러나 정작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의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그는 2007~08 시즌 멤피스대를 이끌고 결승에 올랐지만 캔자스대에 무릎을 꿇었다. 2009년 켄터키대로 둥지를 옮긴 뒤에는 선수 수급에 몰두했다. 그리고 마침내 캔자스대를 4년 만에 다시 만나 제대로 설욕했다.
켄터키대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싹쓸이했다.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유력한 1순위 후보 앤써니 데이비스를 비롯해 마퀴스 티그, 도론 램 등 베스트 5가 모두 1, 2학년이다. 이들은 모두 NBA에서 바로 뛰어도 될 만큼 훌륭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칼리파리 감독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말처럼 개성이 강한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 공격 욕심이 많은 데이비스가 이날 결승전에서 팀 플레이에 치중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득점은 6점에 그쳤지만 16리바운드 5어시스트 6블록슛을 기록했다. 정규리그에서 그의 평균 득점은 14.2점으로 팀 내 최다였다. 데이비스는 팀 공헌도를 인정 받아 토너먼트 최우수선수(MOP)에 선정됐다. 도론 램이 22점을 올렸고, 마퀴스 티그가 14점을 보태 우승에 일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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