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반열을 넘보는 서른여섯 살 동갑내기 바이올린 주자 두 명이 함께 무대에 선다. 한국인 최초로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김수빈, 최연소 서울대 교수라는 직함까지 갖게 된 백주영이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이들이 함께 꾸밀 무대는 특히 바이올린의 거장들이 빛을 발했던 19세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작품만을 모았는데, 모두 국내 무대에서는 만나기 힘든 곡들이어서 자연히 관심을 끈다.
파가니니의 기교에 프랑스적 정서를 가미한 베리오, 19세기 특유의 연주법을 개발하고 곡을 쓴 비에니아프스키, 살롱은 물론 오페라와 발레 곡에서도 명성을 날렸던 모슈코프스키 등의 기교적 작품들이 바이올린의 매력을 최대치로 발현시킨다. 여기에 쇼스타코비치와 사라사테 등 낯익은 작곡가들이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해 지은 화려하고 관능적인 바이올린 듀엣곡까지 참여한다.
미국서 태어나 네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한 김씨는 1996년 파가니니콩쿠르의 주인공으로 오른 후, 1998년 젊은 연주자들에게 수여하는 에이버리 피셔 그랜트 상을 받아 더욱 명성을 높였다. 현재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는 그는 피아니스트 김정원 등 국내 음악인들과 함께 MIK앙상블을 결성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백씨는 2007년 세계 최초로 바흐와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곡 12곡 모두를 하루에 완주한 기록의 소유자다. 2009년 일본에서 브람스와 브루흐의 협주곡을 발매한 그는 바흐와 윤이상 등의 무반주 바이올린 곡들로 일본에서 두 번째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02)2658-3545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