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광명성 3호 로켓의 기술수준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근접한 수준으로 보는 근거는 ICBM의 핵심기술인 발사체의 단 분리기술과 자세제어 기술능력에서 북한의 기술력이 일정수준에 올랐다는 판단 때문이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 1호로부터 2009년 발사된 광명성 2호에 이르기까지 10여년간 3차례에 걸쳐 다단계 로켓 실험을 한 만큼 기술의 성숙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군은 이번달 발사될 광명성 3호 역시 1,2단 추진체 분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로켓을 목표한 궤도로 쏘아올리는 자세제어장치(DACS) 기술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군은 2009년 발사된 광명성 2호 로켓은 기본적인 추력벡터제어(TVC)장치 이외에도 자세제어장치를 추가 사용, 1998년 대포동 1호보다 훨씬 향상된 기술을 사용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광명성 2호의 1단, 2단 추진체의 낙하지점은 북한이 예고한 지점의 좌표와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우주발사체가 아닌 ICBM 개발에 꼭 필요한 재진입체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우리 군의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ICBM은 대기권에 재진입시 6,000~7,000도의 고열에 견뎌야 하는데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이 2,000~3,000도를 견딜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수준의 재진입체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른 전문가들도 “북한이 (ICBM에 필요한) 발사체 능력은 어느 정도 확보한 것이 분명하다”며 “그러나 재진입체 기술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ICBM급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5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윤웅섭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노동미사일 등 북한이 실전 배치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대기권 밖으로까지는 날아가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 연구본부장도 “얼마나 멀리 발사할 수 있느냐라는 발사체 능력의 관점에서만 (ICBM급 기술을) 어느 정도 가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 “광명성 3호가 북한의 주장대로 인공위성 발사로 볼 수도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이번 광명성 3호의 2단 추진체 낙하지점은 발사지점으로부터 2,500㎞ 정도로 2009년 광명성 2호보다 짧다”는 것이 그 근거다. 통상 위성발사는 미사일보다 각도가 커 사거리는 짧아진다. 군은 그러나 탄도미사일 실험이든 인공위성이든 북한이 불법적 핵실험을 한 만큼 광명성3호 발사는 장거리탄도미사일 실험을 위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또 광명성 3호 발사 비용이 주민 1,900만명의 1년치 식량을 사는 돈과 맞먹는다고 덧붙였다. 군은 이 비용을 약8억5,000만 달러로 추정했는데, 평북 철산군 동창리의 미사일 발사장 건설 4억 달러, 탄도체 개발 3억 달러, 초보적 위성 개발에 1억5,000만 달러 등이 든다고 분석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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