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용인 동백·마북 주민들 "속상해서 투표 안하겠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용인 동백·마북 주민들 "속상해서 투표 안하겠다"

입력
2012.04.01 17:33
0 0

"국회의원 선거요? 너무 속상해서 투표 안 할 겁니다."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서 만난 유권자 대부분은 총선 관련 질문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행정구역이 다르고 지역특성이 판이한 기흥구 동백동과 마북동을 처인구에 붙여서 용인시 갑 선거구로 획정한 데 대한 불만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마북동 주민 김모(61ㆍ여)씨는 "이런 선거라면 후보가 누구인지 관심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며 "귀중한 한 표를 버리더라도 투표 안 하겠다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악의 게리멘더링(정치적 목적에 의한 선거구 조정)이란 비난이 쏟아진 용인 동백동과 마북동에서 투표 거부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다. 총선 후보자들은 싸늘한 민심을 잡기 위해 고심 중이고,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 높이기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용인시처인구선관위 등에 따르면 동백동(10.35㎢)과 마북동(5.39㎢)은 처인구(467.57㎢) 면적의 3.4%에 불과해도 유권자는 6만7,678명이나 거주한다. 용인시 갑 선거구 전체 유권자의 약 30%에 해당하는 무시 못할 규모지만 처인구에서 기흥구 마북동까지 가기 위해서는 용인시 을 선거구인 기흥구 구성동을 거쳐야 한다. 후보자들은 타 선거구를 가로질러 선거운동을 하러 가야 하고, 구성동 주민 입장에서는 자신들 선거와 상관 없는 유세차량들이 지나는 것을 매번 봐야 하는 상황이다.

후보자들도 어처구니없는 선거구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이우현 새누리당 후보는 "불합리한 선거구 때문에 동백ㆍ마북동 유권자들이 화가 많이 났다"며 "인구만 따져서 용인 선거구를 짜깁기해 놓은 결과가 투표 거부로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현직 국회의원인 우제창 민주통합당 후보 측 관계자도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졌지만 명백한 21세기판 게리멘더링이 벌어져 분노를 느낀다"며 "19대 국회에 반드시 합리적인 선거구로 조정해 용인시민의 권리를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용인시는 이달 초 선거구 획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청구서를 제출했지만 총선이 10일 앞으로 다가와 이번 선거는 현 선거구대로 치러야 한다. 처인구선관위 관계자는 "동백동은 역대 선거에서도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지역"이라며 "선관위에서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 투표캠페인과 선거홍보차량 운행 등으로 투표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