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최대 야권조직이자 이슬람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기존의 입장을 바꿔 오는 5월 대통령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했다. 무슬림형제단은 31일(현지시간) 이 단체의 정치조직인 자유정의당(FJP) 소속 카이라트 알 샤테르(61) 국회 부의장을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샤테르 부의장도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하며, 부의장 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억만장자 사업가 출신인 샤테르 부의장은 무슬림형제단의 주요 재정 후원자이기도 하다.
모하메드 모르시 FJP 대표는 “권력 욕망 때문이 아니라 ‘혁명을 중단시키고자 하는 시도’에 맞대응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진정한 이슬람 가치의 실현화 확산’을 표방하는 무슬림형제단은 1928년 창설된 지 84년 만에 처음으로 대권에 도전하게 됐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의 대선 참가 선언으로 과도정부인 최고군사평의회뿐 아니라 강경 이슬람 세력의 정치 활동을 우려해 온 자유ㆍ세속주의 정당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다양한 사회복지 사업으로 국내뿐 아니라 아랍 전역의 폭넓은 지지를 얻으며 세력을 키워 왔지만, 이슬람 원리주의 성향 탓에 역대 세속주의 정권과 충돌하며 탄압을 받아 왔다. 이집트 대선은 5월 23,24일 치러질 예정이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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