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민간정부 출범 이후 첫 미얀마 보궐선거가 1일(현지시간) 45개 선거구에서 치러졌다.
상원의원 6명, 하원의원 37명, 지방의회 의원 2명을 선출하는 보궐선거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66) 여사가 처음으로 중앙정치 무대에 등장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1988년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이후 15년간 가택연금되는 등 정부의 탄압을 받아온 수치 여사는 옛 수도인 양곤의 빈민층 지역인 카우무에 출마했다. ★관련기사 15면
이날 오전 6시 시작된 투표에는 여야 후보 176명과 무소속 후보 8명이 출마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44곳에 후보를 냈다. 수치 여사와 NLD는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와 의회의 요직 대부분을 군부 출신과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장악하고 있어 NLD의 압승이 미얀마의 권력지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방국가들은 이번 선거가 공정하고 자유롭게 치러진 것으로 평가되면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데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지난해 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보내 양국 외교관계를 대사급으로 격상했고, 유럽연합(EU)는 올해 초 미얀마 정부에 1억5,000만 유로(2,265억원)를 지원키로 하는 등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결과는 일주일 후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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