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불법사찰 파문/ 검찰 "성역없는 수사 진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불법사찰 파문/ 검찰 "성역없는 수사 진행"

입력
2012.04.01 12:09
0 0

대검찰청이 1일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사즉생'(死則生ㆍ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의 각오까지 내세우며, 정치권의 공방과는 상관없이 철저히 수사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통합당이 주장하고 있는 검찰 내 특별수사본부 설치,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특별검사제 도입 등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재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날 검찰의 입장 표명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문건에는 참여정부 시절 작성한 것이 80%로 더 많다"며 반격에 나선 것과는 결이 다소 달라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지만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크다.

현재 정치권에서 특검이나 특별수사본부 설치 주장이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검찰의 2010년 1차 수사가 부실ㆍ축소수사라는 비판을 받는데다, 진상 규명 대상에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현 정권 고위 인사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재수사에 나선 검찰의 의지마저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날 채동욱 대검 차장검사가 '사즉생'을 언급한 것은 어떻게든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를 찾기 위해 낮은 자세를 취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특검이나 특별수사본부는 모두 검찰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지다. 여당이 주장한 특검은 특검법 발의와 통과 및 특별검사 임명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검찰은 증거인멸의 주모자인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 대한 영장 청구로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이 논의되면 수사의 동력을 잃게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야당 주장대로 기존 수사팀을 배제하고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는 것 역시 검찰 조직의 사기 저하는 물론, 부실수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자인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거부감이 크다. 대검 관계자는 "현재의 수사팀으로도 충분히 가능한데 특별수사본부를 따로 만들어 수사를 한다면 결국 여론에 떠밀리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재수사팀마저 해체해야 될지 모르는 위기에 몰린 검찰로서는 '엄정한 수사'의 강조 외에는 마땅한 선택 방안이 없는 셈이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