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영국과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섬 영유권 갈등 2라운드를 시작한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 주민들과 주변국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포클랜드 봉쇄 등 최근 잇따라 내놓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강력한 조치들이 이 지역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발이다.
AP통신은 1일 "포클랜드 주민의 상당수가 항공기와 큰 배가 지나가기만 해도 전쟁의 공포에 휩싸인다"며 "포클랜드 전쟁은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싸움이 아닌 포클랜드 주민들과 아르헨티나 정부와의 신경전"이라고 전했다. 포클랜드에서 관광가이드로 일하는 토니 스미스는 "이웃들은 아르헨티나의 위협을 막기 위해 (영국이) 대규모 전함 등이 순회하면서 섬을 보호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의 6배 크기(1만 2,000㎢)인 포클랜드에는 3,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우루과이 등 일부 남미 국가들도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봉쇄에 부정적이다. 우루과이는 기업인들이 지난달 포클랜드를 단체로 방문하는 등 최근 포클랜드에 대한 투자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루이스 알마그로 우루과이 외교장관은 지난달 말 "우루과이가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섬 영유권 회복 노력을 지지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를 고립시키거나 봉쇄하는 것은 미국이 쿠바를 수십 년간 봉쇄한 것도 다르지 않다"며 아르헨티나의 봉쇄조치를 사실상 반대했다.
아르헨티나와 영국은 전쟁 발발 30주년(2일)이 가까워오면서 부쩍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윌리엄 왕자는 6주간 포클랜드에서 훈련을 받았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영국계 은행인 HSBC는 영국의 포클랜드 섬 점령에 항의하는 극좌단체의 습격을 받았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최근 포클랜드를 봉쇄하는, 전쟁 이후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일 아르헨티나가 주변국들의 동참을 요구하며 최근 몇 주째 영국선박의 항구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에서 16억파운드(2조 9,000억원) 규모의 원유시추사업 자금원인 영국과 미국계 은행들의 자국내 영업을 규제하려 한다고 전했다.
포클랜드 문제는 다음달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미주정상회의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미주정상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쿠바를 제외한 아메리카 지역 34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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