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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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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外

입력
2012.03.3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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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애월에서 뭍의 벗에게 보내는 편지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 김석희 지음

제주 애월. 소설가 김훈이 그곳에 살면 절로 시인이 되겠다고 말한 곳이다. 쥘 베른 걸작선집,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등을 번역하고 소설 <이상의 날개> <섬에는 옹달샘> 등을 쓴 저자가 40년의 서울 생활을 접고 '귀향살이'를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이 책은 애월로 거처를 옮긴 저자가 육지의 벗들에게 보낸 60편의 편지와 애월문학회 동인지 <애월문학>에 기고한 단편소설과 짧은 수필 등을 엮은 것이다.

제주에서 출발한 책이지만 제주에 대한 책은 아니다. 편지에는 저자의 어린 시절 추억에서부터 일상의 편린들, 아내와 어머니, 강아지에 함께하는 삶 등 저자가 보낸 60년 인생의 한 자락이 담겨 있다. 황토만 있던 삭막한 땅에 푸른 잔디를 깔고 새로 2층집을 지어 제주의 자연과 동화하는 저자의 모습은 여유롭고 따스하다. 소박하고 정갈한 문체는 느리게 사는 시골의 삶과 잘 어울린다. 제주에서 제2의 삶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책에 담긴 이런 글귀가 작은 도움이 될 듯하다. "뭔가 이루려면 저질러야 한다." 웅진지식하우스ㆍ292쪽ㆍ1만4,000원.

고경석기자 kave@hk.co.kr

엄격함 내려놓은 오에의 진솔한 이야기

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 / 오자키 마리코 인터뷰 진행·정리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 문학의 거장 오에 겐자부로와의 인터뷰집. 요미우리신문 문학 담당 기자가 2006년 3월부터 매달 1회씩 5회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다.(책은 6개 장으로 구성) 시코쿠 산골에서의 성장기에서부터 도쿄대 재학 시절 소설가로 데뷔해 창작에 매진해온 반세기 문학 인생까지, 대작가의 생애 전반이 연대기적으로 소개된다.

오에는 강연을 할 때 모든 내용을 원고 용지에 적어 몇 번의 퇴고를 거친 뒤 발표하고, 대담이나 좌담회의 발언이 활자화될 땐 발표 전에 세심하게 읽고 고치는 등 대사회적 발언에 있어 엄격한 자세로 유명한 작가. 하지만 영상 녹화와 함께 장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 인터뷰는 성장기나 가족사 등 개인적 이야기, 이시하라 신타로,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일본 작가들에 대한 논평 등 그간 접할 수 없는 발언으로 풍성하다.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헌법 수호 운동, 오는 7월 10만명 참가 목표로 추진 중인 도쿄 탈원전 집회 등 적극적인 사회 참여로도 유명한 작가의 정치적 소신도 확인할 수 있다. 윤상인ㆍ박이진 옮김. 문학과지성사ㆍ444쪽ㆍ1만3,000원.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들뢰즈 철학의 핵심, 개념어를 한 권에…

들뢰즈 개념어 사전 / 로베르 싸소 외 지음

아감벤, 바디우, 네그리 등 현대철학자들의 사유의 원천이 된 포스트모던 철학자 질 들뢰즈는 팰릭스 가타리와의 공저 <철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철학은 개념을 창조하는 것이다"고 썼다. 이 말은 들뢰즈 철학에서 개념어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가 만든 개념어에는 프랑스 철학사와 이후 쓰일 새로운 철학사의 기원이 함축돼있다.

하지만 들뢰즈는 방대한 서양철학의 지적 토대 아래 개념어들을 부수고 비틀고 만들었기 때문에 웬만한 내공의 학자들도 정동, 탈주, 리좀, 기관 없는 신체 같은 들뢰즈의 개념어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기란 만만치 않다. 철학, 문학, 언어학, 인식론 학자 21명이 들뢰즈 개념어 87개를 풀어 쓴 <들뢰즈 개념어 사전>이 인문학도들에게 반가운 이유다.

어디부터 읽어도 상관없을 '사전'의 형식이지만, 책을 덮을 때쯤 들뢰즈 사상의 개념이 어렴풋이 그려지도록 구성했다. 개념어에 대한 정의와 사용된 연대기를 소개한 후 각 개념어에 대한 필자들의 비평과 참고문헌, 연관 개념어를 덧붙였다. 신지영 옮김. 갈무리ㆍ504쪽ㆍ3만5,000원.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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