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에 박용만(57ㆍ사진) 회장 시대가 열렸다.
두산그룹은 30일 이사회 의장에 박용만 ㈜두산 회장을 선임했다. ㈜두산 대표이사로 그룹 실무를 이끌어 온 박 회장은 이날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그룹 살림 뿐 아니라 박용현 전 회장에 이어 대외적으로 그룹을 대표하게 됐다. 박 회장은 다음달 2일 두산그룹 연수원인 서울 길동 연강원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 동안 두산그룹 회장은 박두병 창업주의 아들들이 순서대로 맡았다. 1981년 장남 박용곤 회장을 시작으로 2남 고(故) 박용오, 3남 박용성, 4남 박용현 회장이 차례로 맡았고 이번에 5남 박용만 회장이 이어 받았다.
박 회장은 두산을 소비재 중심에서 건설, 중공업 등 중후장대 사업으로 탈바꿈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를 거쳐 미국 보스턴대 경영학석사(MBA)를 마치고 외한은행에 근무한 뒤 1982년 두산건설에서 사원으로 시작했다.
이후 두산음료, 동양맥주,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거쳐 30년 만에 그룹을 총괄하는 회장이 된 그는 1990년대 중반 이후 OB맥주를 포함한 그룹 주력 사업과 그룹 사옥 매각 등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했다. 2001년에는 두산중공업을 시작으로 두산인프라코어 등 17개 국내외 기업을 인수해 그룹의 대외경쟁력 강화를 주도했다.
과거 그룹 매출에서 70%를 차지하던 소비재 비중은 이제 10%로 줄었다. 맥주를 주력으로 한 소비재 회사에서 글로벌 인프라자원사업 기업으로 대변신을 한 것이다. 재계 11위인 그룹 매출도 1998년 3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5조2,000억원으로 8배 가량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은 그룹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이용한 소통노력으로 그룹 안팎의 신망이 두터운 만큼 여러가지 향후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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