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팔 슈미트(70) 헝가리 대통령이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나 학위를 박탈당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30일 전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 있는 젬멜와이스대는 29일(현지시간) “대학평의회 표결 결과, 33대 4로 슈미트 대통령의 박사학위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그의 논문은 과학적, 윤리적 방법론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수 4명과 변호사 1명으로 구성된 젬멜와이스대 조사위원회는 슈미트 대통령이 1992년 제출한 논문 중 상당 부분이 표절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근대올림픽의 역사와 진화를 다룬 논문 215쪽 중 200쪽 이상이 다른 논문을 그대로 베꼈거나 부분적 유사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조사위는 젬멜와이스대에 통합되기 전 논문을 심사했던 체육교육대도 표절을 간과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68년과 72년 올림픽 펜싱에서 금메달 2연패를 달성한 슈미트 대통령은 83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해온 체육계 유명 인사다. 그는 소속 정당인 피데스가 다수당을 차지한 2010년 의회에서 5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헝가리에서는 총리가 국정을 책임지고 대통령은 상징적 국가수반 역할을 한다.
헝가리 야권은 슈미트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슈미트 대통령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가한 뒤 29일 귀국에 앞서 “한 순간도 사임을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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