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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정신력 싸움, 약이냐 독이냐 양희종 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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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정신력 싸움, 약이냐 독이냐 양희종 독설

입력
2012.03.3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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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 KB 국민은행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의 특성은 '살인 일정'이다. 지난 28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치른 1차전을 시작으로 오는 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4차전까지 5일 동안 무려 4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이다. 정규리그라고 해도 버티기 어려운 일정인데 하물며 매 경기 사력을 다하는 챔피언결정전이다. 체력 소모가 극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극한 상황에서는 정신력이 육체를 지배한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9일 열린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확인됐다. 높이에서 열세에 있는 안양 KGC 인삼공사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원주 동부에 앞서는 괴력을 발휘했다.

3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은 정신력 싸움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KGC 인삼공사의 도발이 동부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KGC 인삼공사 포워드 양희종(195㎝)은 2차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수위 높은 발언으로 동부를 자극했다. 경기 내내 강력한 밀착 수비로 윤호영(197㎝)을 7점에 묶은 양희종은 "윤호영은 동부에 있기 때문에 윤호영이다. 다른 팀에서는 이 정도 활약을 하지 못할 것이다. 동부에 참 잘 맞는 선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명백한 도발이다. 양희종은 2차전 전반에만 19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지만 후반전에 4득점에 그쳤고 마지막 3점 슛이 '에어볼'에 그친 이광재(187㎝)에게도 "마지막 슈팅이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렸다. 광재 때문에 이겼다"고 독설을 날렸다.

경기 후 동부 관계자들은 양희종의 발언에 대해"도가 지나친 것 같다"고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신경전은 잘 먹히면 상대가 경기에서 평정심을 잃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상대의 승부욕을 자극해 '파이팅'을 유발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양희종의 독설은 동부 선수들이 자제심을 잃고 급하게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투지에 불을 붙일 수도 있다. 양희종이 직격탄을 날린 윤호영은 차분하고 소극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신을 향한 상대의 독설에 말려들 수도, 분발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치악체육관의 감독 대기실에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ㆍ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 홈 코트에서 예기치 않은 일격을 당하고 상대의 독설로 자존심까지 상한 동부가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고 3차전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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