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형, 박지민, 백아연, 이미쉘, 이승훈, 이하이.
SBS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서 불꽃 튀는 경쟁 끝에 우승 후보 톱6에 든 이들이다. 프로그램이 회를 거듭할수록 실제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수의 요건으로 가창력이 전부는 아니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가창력과 음색 등이 주목을 받게 마련이다. 톱6에 오른 이들의 목소리는 어떤 매력을 지녔을까. 최근 이들의 목소리와 목 상태를 종합검진 한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원장이 각각의 목소리 특성과 장단점, 우승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목소리 관리법을 알려줬다.
성대 제일 깨끗한 박지민
지난 25일 생방송에서 심사위원 점수 300점 만점에 299점을 받아 화제가 된 박지민은 출연자 중 가장 성대 상태가 좋다. 점막이 깨끗하고 염증이나 부종 등이 전혀 없다. 덕분에 노래할 때 발성이 안정돼 있고 호흡 조절도 잘 된다. 단 고음에서 혀 끝부분에 힘이 들어가곤 하는데, 이를 줄이고 성대와 코 사이 비어 있는 공간(공명강)을 여는 훈련을 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고음을 낼 수 있다. 성대에서 생긴 진동이 공명강의 공기를 진동시키면 음량이 커지면서 아름답고 부드러운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이하이 고음이 불안한 이유
고등학생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성숙한 목소리다. 노래할 때 발성기관이 원활하게 잘 조절되는 덕분에 목소리 톤이 균일하고 음역대를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다. 그런데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턱 밑에 힘이 들어가는 버릇이 있다. 목에 힘을 주면서 성대를 당겨 음을 높이려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후두의 근육이 눌리거나 조이게 돼 정확하고 높은 음을 내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실제로 25일 방송에서 이하이는 "고음이 편하지 않다"는 심사평을 들었다. 고음에서 목 근육을 이완시켜 부드럽게 성대를 접촉시키는 훈련이 필요하다.
남다른 발성기관 이미쉘
호흡으로 생긴 공기의 흐름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 성대를 지나고 목구멍 속 후두와 인두를 거치면서 다양하게 조절돼 사람마다 고유한 목소리가 만들어지는데, 이미쉘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이들 발성기관의 구조와 기능이 뛰어나다. 흔들리지 않고 넓은 음역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가능한 것이 바로 이 덕분이다. 그러나 발성 능력을 믿고 목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성대에 피로가 쌓였다. 목 근육 말고 머리를 울려서 얼굴뼈가 진동하며 만들어지는 소리(두성)을 사용하는 훈련을 하면 성대를 보호할 수 있다.
박제형 바람 빼듯 내는 고음
목소리가 부드럽고 달콤해서 여성 팬이 많다.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감각적인 특징인 음색은 공명강의 내부 구조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만들어진다. 박제형은 남다른 음색을 낼 수 있는 공명강을 지녔다. 다만 고음에서 자주 성대를 붙이지 않고 벌린 채로 바람 빼듯이 소리를 내는데(가성), 성대결절 진단을 받은 게 이와 관련이 있다. 가성이 소리가 작으니 좀더 크게 내려고 성대 쪽에 힘을 주다 보면 쉽게 두꺼워지면서 결절이 생기기 쉽다.
백아연 맑은 음성 유지하려면
맑고 깨끗해 질리지 않는 목소리다. 음정도 매우 정확하다. 특히 고음에서 강하게 뻗어나가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호흡이 짧은 편이다. 그래서 긴 음을 편하게 내지 못해 고음에서 음높이를 유지하려고 목에 힘을 주거나 성대 뒷부분을 지나치게 열곤 한다. 이런 발성법으로는 불필요한 근육을 많이 쓰게 돼 목이 쉽게 지쳐 갈라지거나 쉰 소리나 난다. 목에 힘 주는 걸 피하고 복식호흡을 하면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노래보다 아이디어 이승훈
가창력보다는 퍼포먼스나 랩 등 엔터테이너로서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최종 후보 6명에 들었다. 실제로 전체적인 목소리 톤이나 음색에 문제는 없지만, 가수로서의 발성 패턴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성대와 후두 인두 등 발성기관의 큰 구조는 사람마다 같지만, 이를 얼마나 정확히 조절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목소리를 만들어내느냐는 천차만별이다. 어릴 때 만들어져 몸에 이미 배어 있는 발성 패턴을 바꾸고 가수로서 자신에게 맞는 발성법을 찾아야 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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