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가 먹고 남은 밥을 모아 비빈 뒤 어린이들에게 강제로 먹이는 엽기행각을 벌였다.
29일 대구 동구의 A초등학교 학부모와 학생 등에 따르면 이 학교 5학년 6반 담임교사 황모(57)씨가 이달 들어 최근까지 점심시간에 교실에서 수 차례에 걸쳐 먹다 남긴 음식을 섞어 '맛있는 비빔밥'이라며 30여명의 6반 학생 전원에게 1, 2 숟가락씩 강제로 먹였다.
학생 중 10여명은 귀가해 구토하고 수십차례 손을 씻는 등 이상증세도 보였다. 학부모 김모(38)씨는 "이번 주 초 애가 집에 오더니 곧바로 가방을 던져 놓고 화장실로 뛰어가 구토를 하길래 물어보니 '개밥을 먹었다'며 잔반 비빔밥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함께 옆 반 학생을 포함해 10여명의 어린이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모(11)양은 "반 친구 모두 눈을 감게 한 뒤 책상에 엎드리도록 하고 친구를 무섭게 때렸다. 선생님이 친구들을 너무 심하게 때린다"고 울먹였다.
황씨는 또 당번을 정해 학생들에게 수시로 발 마사지를 시키고 "우리는 가족이니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은 절대로 집에 가서 말하면 안 된다"고 입단속을 시키기도 했다.
황씨는 이러한 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학기 초라 학생들과 소통을 위한 친교활동으로 발 마시지를 시켰다. 때린 것은 교육적 차원에서 훈계하는 수준"이라고 변명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폭행 등 일부 사실을 확인하고 담임을 교체했으며, 2개반 60여명의 피해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검사 및 치료를 받도록 하고 관련자들을 징계할 계획이다.
대구=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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