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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한국판 아이튠스로 새 음악 시장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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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한국판 아이튠스로 새 음악 시장 연다"

입력
2012.03.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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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튠스'컨셉의 한국판 아이튠스가 다음달 등장한다.

아이튠스란 애플이 만든 온라인 음악장터. 곡당 일정액을 내고 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MP3플레이어 등에 음악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곳이다. 처음에는 음반시장 잠식을 우려해 반대했던 세계적 음반업체들도 지금은 아이튠스에 가세해 음악파일 판매로 CD판매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아이튠스는 음원 유통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한국판 아이튠스 서비스인 '지니'를 다음달 2일부터 정식 서비스한다.

'지니'가 주목 받는 이유는 아이튠스처럼 곡당 평균 600원을 받는 종량제 서비스이기 때문. 우리나라 음원시장은 매달 일정액을 내면 수십~수백곡을 들을 수 있는 정액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지니'는 정액제 대신 종량제로 전면 운영된다.

사실 작곡자나 기획자 같은 음원 저작권자 입장에선 헐값의 정액제 대신 곡마다 일정액을 받는 종량제를 선호한다. 정부도 그런 방식으로 음원시장을 단계적으로 바꿔나가는 쪽으로 제도개편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3,000원(정액제)이면 지금 수십~수백곡을 들을 수 있는데 누가 곡당 600원씩 주고 노래를 듣겠는가"라며 "종량제가 도입돼 비싸지면 결국 불법음원시장만 커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가 종량제의 '지니'를 도입하는 건 국내외 유명 음반기획사들이 가세하기 때문. 유명 음반기획사들이 최신곡이나 인기곡에 한해 정액제를 거부하고 종량제로 판매하면, 결국 이용자들은 비싸도 음원을 구입할 것이란 게 KT측 판단이다.

실제로 SM, YG엔터테인먼트, JYP, KMP, 미디어라인, 스타제국, 유니온캔, 뮤직팩토리 등 국내 음악시장을 좌우하는 주요 기획사들이 대거 '지니'에 합류했다. 이들은 다음달 정식 서비스에 맞춰 일부 최신곡들을 '지니'에만 독점 제공하기로 했다. 소니뮤직, 일본 에이벡스 등 해외 음반업체들도 KT와 손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획사들로서도 저작권 수입이 높은 종량제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KT관계자는 "기획사들도 판매를 위해 곡 가격을 지나치게 높이지 않을 것"이라며 "곡당 600~1,000원이지만 음악파일 외에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그 이상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KT는 '지니'를 국내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앱으로도 만들어 전세계에 서비스할 방침이다. 해외에서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만큼 국내 대중가요들을 해외에서 판매하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일부 스마트폰에 아예 '지니'앱을 내장해 출시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이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발표한 글로벌 미디어 유통기업의 한 축이 바로 지니였다"며 "지니를 통해 한류를 해외에 퍼뜨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국내 상륙 예정인 애플의 아이튠스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업계에서는 음원판매 방식이 종량제로 바뀌게 되면 애플도 국내에서 아이튠스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애플 아이튠스가 들어온다면 당연히 음원 공급을 할 것"이라며 "특히 세계적 규모의 해외 음반사들은 아이튠스를 통해 국내 서비스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음악서비스 업체들은 KT의 지니를 달갑지 않게 보고 있다. 음악서비스 '멜론'제공업체인 SK플래닛 관계자는 "정액제 폐지는 불법복제를 키우고 디지털 음악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정액제 폐지 배후에 1위 사업자인 멜론을 꺾으려는 KT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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