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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 은퇴시장이 열린다/ <하> 워킹주니어를 선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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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 은퇴시장이 열린다/ <하> 워킹주니어를 선점하라

입력
2012.03.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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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설계 미리미리" 3040 맞춤상품 쏟아져

금융업에 종사하는 이모(32)씨는 2008년 한 증권사의 주식형 연금펀드에 가입했다. 부모님이 1990년대 후반에 가입한 연금펀드로 몇 년 전부터 연금을 지급받는 것을 보고 가입을 결심한 것. 적은 돈이지만 미리 노후를 설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금도 그 때의 선택에 만족하고 있다.

IT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구모(38)씨는 2006년 7월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고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가입했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매년 회사가 퇴직 계좌에 넣어준 적립금을 근로자가 스스로 상품을 선택해 퇴직금을 불려나가는 방식. 구씨는 KRX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형 채권혼합형 상품을 택했다. 5년 7개월 동안 월납 형태로 꾸준히 장기 투자한 결과, 올해 2월 원금 2,600만원을 3,500만원까지 불렸다.

얼마 전만 해도 은퇴 준비는 50대나 돼야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요즘은 다르다. 한창 일할 나이인 3,40대 '워킹 주니어(Working Junior)'들도 은퇴 이후를 준비한다. 은퇴 시기는 점점 빨라지고 노후 생활은 점점 길어지는 현실에서 그냥 손을 놓고 있다간 '은퇴 빈민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두려움 탓이다.

증권사들은 이미 워킹 주니어를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은퇴 대비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데다, 한번 고객이 되면 은퇴 시까지 적어도 10~20년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붙잡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후엔 '골든 시니어' 고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연금을 지향하는 상품들은 일반 펀드와 달리 고객 맞춤형으로 특화된 게 특징이다. 오랜 기간 들어야 하는 만큼 선택의 폭을 넓혀 최대한 고객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스마트 인베스터 적립식'은 가격 또는 시점 분산으로 평균매입가격을 낮춰 더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컨대 일반 펀드는 매달 돈을 넣은 다음달 기계적으로 투자대상을 매입하지만 이 상품은 고객이 '지수 몇 포인트 하락(상승) 시엔 얼마 투자' 등으로 매매 시점을 설정할 수 있다.

KDB대우증권의 주력 상품인 '파워적립식'은 펀드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하다. 정해진 하나의 펀드를 드는 게 아니라 고객이 지정만 하면 특정 종목, 지수, 상장지수펀드(ETF) 등 5개 정도 펀드에 두루 투자해준다고 보면 된다. 대신증권 역시 '스마트 적립 서비스'를 다음달 선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남들보다 먼저, 일찍 시작하면 효과가 배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한국투자골드플랜연금증권전환형1'은 계약기간이 10년 이상으로 만 55세 이상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증권은 "장기 생활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리 운용해야 한다"는 철칙을 담은 '삼성POP골든에그어카운트'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은 최대 40%이상 편입할 수 없도록 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3040펀드' 역시 위험자산 비중을 가급적 낮췄다.

증권사들마다 각자의 전략과 상품으로 경쟁에 뛰어든 상태지만, "은퇴 설계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설득을 한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25세의 400만원'과 '45세의 400만원'이 같을 수는 없을 터. "지금 당장 시작하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워킹 주니어들을 누가 먼저 선점할 것인지를 놓고, 증권사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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