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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국민들 고속성장 속 전체주의 회귀 우려/ "빵을 얻는 대신 자유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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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국민들 고속성장 속 전체주의 회귀 우려/ "빵을 얻는 대신 자유를 잃었다"

입력
2012.03.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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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경제는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2010년 경제성장률(실질)이 9.0%, 지난해는 7.4%다. 1인당 국민소득(2010년 1만 94달러)이 중국(4,428달러)의 2배 이상이지만 여전히 중국에 버금가는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잘 나가는 경제는 지난해 6월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그러나 터키 국민들은 빵을 얻는 대신 말할 자유를 잃었다. 눈부신 성장을 하는 경제와는 정반대로 정치 민주화는 퇴보를 면치 못한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는 "터키에 전체주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두드러진 조치는 언론 탄압. 터키는 최근 정권에 비우호적인 기사를 쓴 기자들을 잇달아 기소하고 있다. 현재 104명의 기자가 징역 또는 체포 형태로 구금돼 있다. 언론에 적대적인 국가로 분류되는 이란(42명)과 중국(27)을 합한 것보다 많다. 지난해 유럽 인권재판소에 제소된 터키 관련 사건은 159건으로 러시아(121건)보다 많다.

일반인이 누리는 표현의 자유 수준도 낮다. 최근 터키 검찰은 에르도안 총리가 참석한 행사에서 피켓 시위를 한 학생 3명에게 징역 7년 6월에서 15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이들에게는 반테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에르도안 총리가 추진 중인 테러사건 전담 특별법원이 설치되면, 피의자를 재판 없이도 수년 동안 구금할 수 있다.

에르도안 총리가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다. 공포정치는 집권 3기 이후 두드러진다. 그는 첫 임기(2003~2007년)에 정치개혁을 통한 인권보장에 힘을 쏟았고, 두번째 임기(2007~2011년)에는 터키 현대사에서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군부를 약화시키는데 주력했다. 터키 장성의 10%가 반란 혐의로 기소됐을 정도다.

그러나 군부라는 최대 견제세력이 힘을 잃자 에르도안 총리의 독주가 시작됐다. 터키 시민단체인 열린사회재단의 하칸 알티나이 회장은 "에르도안 총리가 (아랫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찬사와 충성뿐"이라며 "그는 모든 걸 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결심은 모두 옳다고 여기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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