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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가정방문 실천하는 '좋은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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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가정방문 실천하는 '좋은교사들'

입력
2012.03.2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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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3월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교실을 떠나는’ 교사들이 있다. 목적지는 학생들 집이다. 새 학기 업무로 1년 중 가장 바쁜 달이지만, 업무 끝나기가 무섭게 반 아이들의 집을 찾아간다. 벌써 12년째 가정방문을 실천하고 있는 현직 교사모임 ‘좋은교사’소속 선생님들이다. 1,500여명의 회원 중 300여명이 한해도 거르지 않고 가정방문에 나서고 있다.

가정방문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박숙영(42)씨는 29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1997년 IMF 금융위기 때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을 만나러 집으로 찾아갔던 게 출발이었다”고 했다. 중학교 교사로 있다 올해 휴직한 뒤 ‘좋은 교사’에 상근하고 있는 그는 “가정방문이야말로 교사가 학생과 마음을 터놓고 소통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법”이라고 설명했다.

가정방문은 담임이 방과 후에 학생의 집을 직접 찾아가 상담하는 활동이다. “1년을 같이 지내도 진지한 대화 한번 나눌 기회가 없잖아요. 집으로 찾아가면 맞춤상담이 가능해요. 가정 환경이라든지 발달과정, 부모와의 관계 등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지요. 30분 남짓 머물지만 효과는 대단합니다.”

학생들도 ‘좋은 교사’들의 방문을 반긴다고 한다. 박씨는 “학교에선 폭력적이고 반항적인 아이가 집에서는 손수 차를 내올 정도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사실 학교는 또래 친구들의 시선 때문에 교사에게 편하게 다가가지 못해요. 집에서 만나면 스스럼 없이 자신을 드러냅니다. 교사 입장에선 아이의 숨은 특성과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의 말 처럼 효과는 적지 않다. “단단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학생과 수시 상담이 가능해요. 학교 생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고, 실제 그런 문제가 나타났을 때 교사가 당황하지 않고 적절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가정방문 캠페인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시대에 안 맞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촌지나 과한 음식 준비 등 과거 가정방문에서 드러난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었다. 어떻게 이를 극복했을까. “편견을 깨기 위해 부모와의 접촉을 늘렸어요. 방문 전에 가정통신문을 보내거나 전화 해 취지와 원칙을 정확히 설명했죠. 촌지는 물론 음료수도 준비하지 말아달라고 정중히 부탁하고 미리 이야기할 내용을 상의했더니 대다수 부모들이 마음을 열더군요.”

도움을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아이와는 1대1 결연도 맺는다. 박씨는“아이의 삶에 좀 더 깊이 들어가보면 복지 체계의 사각지대가 아주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교사가 직접 결연을 맺는 것”이라고 했다.

2008년엔 사회복지법인 유스투게더와 협력해 1대1 결연 기금을 만들었다. 교사 성과급의 10%를 떼어 모은 기금을 전문복지기관에 맡겨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원비, 급식비, 교재비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기금을 통해 매년 140여명의 학생이 도움을 받았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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