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산성'은 철옹성이었다. 안양 KGC 인삼공사의 물량 공세와 속공도 동부 산성의 견고함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원주 동부는 28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 국민은행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KGC 인삼공사의 추격을 뿌리치고 80-75로 승리, 기선을 제압했다.
경기 전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다리'와 '가슴'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가용 인원이 넉넉하고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만큼 체력과 패기를 앞세워 동부의 높이에 대적하겠다는 것. 이 감독의 구상대로 인삼공사는 타이트한 수비와 외곽포를 앞세워 끈질긴 추격전을 펼쳤지만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4쿼터에 동부의 노련미와 높이를 넘어서지 못했다.
4쿼터 종반까지는 승부의 행방을 종잡을 수 없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경기 전 "실점을 60점 대로 묶고 70점 대의 득점을 올리면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승부는 강 감독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1쿼터부터 난타전이었다. 부산 동아고 선후배인 박지현과 김태술의 포인트가드 대결이 볼만 했다. 박지현은 1쿼터에만 3점슛 2개과 어시스트 4개를 기록하며 동부 공격을 이끌었고, 김태술은 3점슛 2개와 2점슛 2개로 12점을 올리며 응수했다. 동부가 1쿼터를 27-20으로 앞서 기선을 제압하는 듯 했지만 인삼공사의 추격은 집요했다.
그러나 승부는 높이에서 판가름 났다. 시소 경기가 이어지던 3쿼터 종료 2분 18초를 남기고 동부 골 밑을 파고 들던 크리스 다니엘스(19점 9리바운드)가 4번째 개인 파울을 범했다. 다니엘스가 파울에 대한 부담 탓에 몸을 사리는 사이 로드 벤슨(26점 18리바운드)을 앞세운 동부는 4쿼터 들어 인삼공사 포스트를 집중 공략하며 점수 차를 벌려 나갔다.
인삼공사는 경기 막판 반전의 기회를 잡았지만 집중력이 아쉬웠다.
동부가 75-68로 앞선 종료 3분 49초를 남기고 로 포스트에서 오세근(19점 3리바운드)의 골 밑 슛을 막던 김주성이 5반칙 퇴장 당했다. 그러나 오세근은 득점 인정과 함께 주어진 추가 자유투를 놓쳤다. 이어 70-75로 뒤진 종료 2분 32초를 남기고는 노마크 골 밑 슛을 놓치는 실수를 저질렀고 1분 30초를 앞두고 던진 미들슛도 림을 벗어났다.
반면 동부는 인삼공사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차곡차곡 점수로 쌓아 올리며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동부는 리바운드에서 42-20으로 앞서는 등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했고 7개의 3점슛으로 외곽에서도 인삼공사(6개)에 앞섰다. 2차전은 29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원주=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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