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군인의 임무와 백혈병 환자를 살리는 골수이식은 일맥상통합니다."
영공을 수호하는 F-5 전투기 조종사인 공군 제1전투비행단 이명우(37)소령이 공군 조종사로는 처음으로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했다.
이 소령이 골수이식수술을 결정한 것은 사관생도 시절인 1996년. 당시 미국 공사생도로 백혈병을 앓고 있던 성덕 바우만의 사연을 접하면서다. 생도신분으로 조혈모세포협회에 골수기증을 신청한 지 15년이 지난 지난해 연말 그는 협회로부터 골수를 기증받을 환자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27일 성공적으로 이식수술을 끝냈다. 아내와 두 아들의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는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책임감을 갖고 수술에 임했다고 한다.
언제라도 출격할 수 있도록 체력관리를 해야하고 비행스케쥴도 일정하지 않아 전투비행사가 골수이식수술 날짜를 잡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이 소령은 20여대에 이르는 전투기 편대의 부지휘관격인 비행대장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서 수술을 결정할 때까지 군의관과 오랜시간 상담을 해야했다. 이 소령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값진 기회라는 생각과 주위 분들의 적극적인 격려 덕분에 수술을 결정했다"며 "완벽한 비행훈련을 한 뒤 착륙한 것 만큼이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전투비행단 관계자는 "(골수이식을 하더라도)조종사의 건강상태와 비행임무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며 "골수 기증과 헌혈 등 생명나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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