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수요포럼에서 스마트학교 운영 사례를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받았다. 질문의 대부분은 '어떤 기계를 사용해야 하는가' 혹은 '학생들이 기계에만 빠져 학습이 힘들지 않은가', '전통적 교육 방식을 부정하고 학생들의 학습을 기계에만 의존하지 않는가'등의 내용이었다. 이는 일반 대중이 인지하는 스마트교육이 스마트 단말기(스마트 폰 및 스마트패드)를 활용하는 교육이라고 오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6월 21세기 지식정보사회가 요구하는 지능형 맞춤교육 실현을 위한 '스마트교육 추진전락'을 발표했다.
그렇다면 스마트교육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 그대로 깔끔한 교육, 똑똑하고 영리한 교육인 것이다.
각종 인터넷 홈페이지나 포털 사이트가 보여주기를 중심으로 하던 웹1.0에서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웹2.0으로 진화했듯 교육도 교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단방향교육에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양방향 교육으로의 진화가 필요함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스마트교육은 바로 학생들이 배우고자하는, 알고자 하는 것을 교사가 바로 알고 소통하며, 지식을 주입하기보다는 함께 탐구하는 과정으로의 진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수업이 끝나고 질문지에 수업에 대한 궁금한 점을 적어 제출하면 교사가 답변하는 모습과 교사의 이메일이나 SNS를 통해 질문하고 답변하고 탐구하는 모습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용하는 도구의 차이일 뿐 두 모습 모두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는 교육이다.
정부는 전국의 교사 중 스마트교육에 대한 관심과 실적이 있는 교사를 '교과부 스마트교육 중앙선도교원'으로 임명하고 지난 2월에 4박5일간의 스마트교육 연수를 실시했다. 교사들은 연수에서 배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나 웹2.0 도구를 통해 현장에서 스마트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이 교사들이 맡고 있는 학급이 모두 스마트 패드가 설치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도구가 없을 때는 협동학습이나 프로젝트 학습법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과제를 해결하고 친구들과 도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모습들이 스마트교육이 기기 활용교육이 아니라는 단적인 모습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정보유출과 보안을 이유로 일선 학교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유출될 보안 문서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는 없으나 이제 막 스마트교육을 준비하고 협동 및 협업 도구로서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을 준비하던 교사들에게는 큰 좌절로 다가왔다. 정보 유출만을 걱정하는 행정 당국의 안일한 처사가 단말기가 아닌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의 기를 꺾어 놓고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대한민국 스마트교육 구축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는 작년 3월부터 민간기업의 지원으로 스마트 교실 구축을 계획하고 같은해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수업에서 스마트 패드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며 학생들이 직접 실험해야하는 실험은 과학실에서 실험하고 미술은 미술실에서 직접 그리고 흙을 만지고 현장학습을 통해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스마트교육은 스마트 패드와 단말기를 활용하는 교육일 뿐이지 기기에 의존하는 교육은 절대 아니다. 어떤 교육 환경이든 교사와 학생의 인식이 변화해 소통하는 교실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교육기부 박람회 등의 행사를 통해 교육기부에 대한 문화가 조성되고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교육기부해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들이 비영리 교육목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디지털콘텐츠들을 교사들이 자유롭게 재편집하고 교사들만의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게 돼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스마트교육이 더욱 활성화되리라 기대된다.
스마트교육이 정착하려면 교육 현장과 가정에서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교육용 클라우드 서비스의 구축이 시급하다. 기존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교육현장에서 편하게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소통하는 교육2.0의 시대가 열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조기성 서울 계성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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