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이 비겁해진 탓에 대한민국이 권위주의로 역행… 더 저항했어야 했다"
유례가 없다. 신문, 방송, 통신사 구성원들이 '공정보도 쟁취'를 외치며 줄줄이 거리로 나섰다. 양대 공영방송 MBC와 KBS,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 노조가 짧게는 보름, 길게는 60일째 전면 파업 중이며, 보도전문채널 YTN도 이달 들어 사흘씩 세 차례 파업을 이어왔다. 부산일보 노조는 유일주주인 정수장학회가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의 실질적 영향력 아래 있다며 장학회의 사회환원과 편집권 독립을 요구하며 투쟁 중이다. 국민일보 기자들도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일가의 사유화에 반발해 조 목사 아들 조민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펜을 놓고 벌써 석 달 넘게 싸우고 있다.
언론사마다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나섰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들의 투쟁을 '불법 정치파업' 혹은 '좌파의 준동'으로 몰아세우고, 사측은 해고 등 무더기 징계와 고소, 민사소송 등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왜 불이익과 비판을 무릅쓰고 무기한 파업에 나섰을까. '낙하산 사장 퇴진과 공정보도 복원'을 내걸고 파업 중인 KBS 최경영 기자(18년차), 연합뉴스 강훈상 기자(14년차), MBC 김정근 아나운서(9년차)를 22일 만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초기 KBS 정연주 사장 해임으로 시작된 언론통제가 독버섯처럼 스멀스멀 자라" 결국 전방위로 언론의 자유를 옥죄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왜 더 저항하지 못했는지 속죄하고 낙하산 사장을 퇴임시켜 언론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이길 포기한 상황… 보도는 의미 없다"
-MBC는 벌써 파업 두 달째다.
김정근 아나운서(김) "MBC 노조가 생긴 이래 가장 엄중한 상황이다. 최장 파업이었던 1992년 '50일 기록'을 넘어서면서 내부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벌써 2명이 해고되고 8명에게 징계가 내려졌다. 회사가 명예훼손 고소에, 1억원 넘는 손해배상 소송까지 강경대응으로 일관하자, 그 동안 움직이지 않던 고참 선배들까지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사실 공정성 훼손 논란은 오래 전부터 있었는데, KBS는 좀 늦게 파업에 돌입했다.
최경영 기자(최) "알다시피 KBS에는 노조가 2개 있다. 한 쪽은 공정보도나 공영방송의 역할에 대해 엄밀히 따지면 덜 민감한 직종 위주로,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일부 기자와 PD가 포함된 조합이다. 전체 KBS 구성원 4,300여명 중 약 2,800명이 그쪽이다. 젊은 기자와 PD 중심의 새노조(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파업을 시작하고 조합원이 꾸준히 늘었지만 현재 1,150여명 정도다. 이 정부 들어 뭔가 잘못하고 있고 보도ㆍ시사 프로그램을 망치고 있다는 점에는 많은 사람이 공감 하지만, 그게 내 이익 또는 내 직장의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선 완전한 동의가 이뤄질 수 없다. 동의한다고 해도 행동에 옮기게 되는 분노의 게이지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그러나 언론 노동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기반은 언론의 자유다."
-연합뉴스는 23년 만의 파업이다. 연합이 파업까지 갈 줄 몰랐다는 반응이 많다.
강훈상 기자(강) "파업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우리도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 파업 전 연가 투쟁 때도 노조 집행부가 모여서 떨리는 마음으로 100명쯤만 해도 대단한 거라고 했는데, 하루에 230명이 연가를 내더라. 집행부도 사내 민심을 미처 못 읽었던 거다. 그래서 박정찬 사장의 연임이 확실했던 단계에서 총파업 투표까지 가게 됐다."
-파업 중인 다른 언론사도 그렇지만, 통신사로서 가장 많은 기사를 생산해뺨?연합에서 그간 노골적인 정부 홍보기사가 많았다는 비판이 있다.
강 "최근 노조에서 불공정보도 특보를 냈는데, 너무나도 부끄러운 우리의 과거가 거기에 있더라. 사장이나 경영진이 개입한 기사, 못 나가게 한 기사, 균형을 현저하게 잃은 기사들이 드러나면서 기자들도 현실을 자각하게 됐다. 일부는 기사에 이명박을 빼고 김정일을 넣어도 말이 될 정도였다. 불공정 기사의 사례로 자기가 쓴 기사가 나온 막내 기자가 울면서 전화했다. 내가 쓴 기사도 있었다."
-유례없는 동시다발 파업인데 시민들의 반응은 좀 미지근해 보인다. 이제껏 뭐했냐는 냉소도 있다.
김 "시민들의 지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 노조 트위터 '세이브 아워 엠비씨(save our mbc)' 팔로워가 3만명 가까이 늘었다. 장충체육관에서 했던 파업 콘서트 '으랏차차 MBC'도 처음엔 3,000석이 다 찰까 걱정했는데, 트위터 홍보만으로 2시간 만에 3,000명이 오겠다고 응답했다. 반응이 충분히 달아오르고 있다고 본다."
-언론학자 93명의 총파업 지지 성명을 비롯해 방송작가 등 각종 직군에서 지지를 보낸 것에 비하면 파급력이 좀 떨어지지 않나.
김 "조ㆍ중ㆍ동이라는 보수 신문에서는 그런 대규모 집회에도 불구하고 기사로 다루는 걸 거의 못 봤다. 한 줄 쓰거나 아예 안 나온다. SBS에서도 거의 다뤄지지 않고. 거대 언론사들이 대부분 모른 척 외면하거나 입을 닫고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도 있다."
최 "분명히 방송사 파업에 대해 알고 동의하는 이들이 많다고 믿는다. 우리가 '뚜벅뚜벅 국민에게 갑니다 KBS 리셋 원정대'라는 이름으로 해남부터 걸어서 선전전을 하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시골 분들인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대부분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신다. 민심이라는 것이, 모르는 것 같지만 다 보고 있다."
-왜 정권 말기가 되어서야 나섰냐는 비판도 있다.
김 "MBC는 MB 정권하에서만 다섯 번째 파업이다. 미디어 관련법 때 세 번, 김재철 사장이 낙하산으로 왔을 때도 했고. 한번도 납작 엎드린 적은 없다.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오다 마지막으로 더 큰 문제제기를 한 거다. 지금 들고 일어나지 않으면 총선과 대선 보도가 정말 편향적으로 갈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정말 MBC 문 닫아야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다."
강 "파업한다니까 아내가 '못났다'고 하더라. 정권 끝나가니까 이제서야 하냐며. 비판이 있다면 달게 받을 각오가 돼있다. 사장 교체 시기와 맞물린 것도 있다. 파업도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하지 않나. 연합뉴스는 친정부 성향이 좀 있었지만 정도가 너무 심해졌다. 막내 기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분향소 취재를 갔을 때 커피 먹을 자격도 없다고 종이컵을 뺏기기까지 했다. 내가 99년 입사인데 사회부 경찰기자 할 때는 진보적 시민단체든 보수적 시민단체든 어디를 가도 연합뉴스 기자를 환영했다. 최소한 그 정도 신뢰는 있었다. 그런데 이제 기자들조차도 연합뉴스 기사를 못 믿겠다는 평가를 한다. 수치감과 모멸감이 컸다. 아직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을 자격이 없다. 일단 용서를 빌어야 한다."
최 "2008년 이명박 정권 들어서고 정연주 사장이 그 해 8월 해임됐다. 이미 대법원에서 해임 무효 판결이 나지 않았나. 당시 그걸 막기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현재 새노조의 기틀이 된 '사원행동'이란 임의단체가 만들어졌다. (정 사장 해임이 결정된)8월 8일 KBS 이사회를 막으려고 점거를 시도했는데, 경찰력이 투입됐다. 현재 새노조위원장인 김현석 기자가 늑골이 부러지는 등 여럿이 다쳤다. 그 후 정권 입맛에 맞는 이병순 사장 들어오고 보복인사, 징계를 하면서 내부적인 저항이 이어졌다. KBS가 저항을 별로 안 하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 동안 징계당한 사람만 80여명이다. 보복성 인사를 당한 사람도 수백 명에 달할 거다. 이렇다 보니 뉴스와 프로그램이 망가졌고, 다큐 PD들이 말 안 들으니까 외주 제작사에 맡겨 이승만 다큐 같은 걸 만들었다. KBS 브랜드가 말도 못하게 망가지고 공영인지 국영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을 정도까지 왔다. 80년대식 보도를 해도 국민들이 '아, 그러려니' 하고 믿을 거라고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다."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치킨 게임' 양상
-MBC는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전용 내역까지 공개했지만 싸움의 끝이 안 보인다. 현재 언론계에서는 그나마 타협 가능한 곳이 연합뉴스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
강 "어제(21일) 밤에 사장이 나름 결단을 했다면서 불신임 투표안을 카드로 던졌다. 솔직히 (우리가) 흔들릴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벌기용 꼼수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지금껏 공정보도를 위한 기구가 없어서 못했나. 아니다. 그걸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였다. 싸움이 쉬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MBC처럼 노조가 탄탄한 것도 아니고 KBS처럼 세게 붙어 본 경험도 없고. 가보지 않은 길이라 두려움이 크다. 노조원 대부분 기자직으로 선후배간 서열이 있다 보니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세게 못 붙는 점도 있다. 아직까지 항상 사장'님'이라고 한다."
김 "MBC도 선배에 대한 예우가 깍듯한 조직이다.(웃음) 가족 같고 끈끈하다. 그런데 선배들이 높은 위치에 올라가서 변질된 모습을 보면 씁쓸함을 넘어 분노하게 된다. MBC도 처음에는 '사장님, 재고해주십시오' 식으로 저항했다. 중립성을 지키겠다는 김 사장의 말을 믿고 기대했는데, 그 사이 정말 많은 일이 생겼다. 조직의 수장이 구성원들을 이렇게 가혹하게 내모는 상황에서 이제는 존대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
최 "가족주의 안에 숨은 권위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내 입사(1995년) 당시 보도 환경이 지금보다 훨씬 좋았던 건 아니다. 그래도 그땐 보도본부장 했던 사람들이나 정치인들이 전화하면 '지금 녹음되고 있다'거나 '과거와는 다르다'고 말하고 끊을 수가 있었다. 윗선에서도 아이템에 관여하지 않았고 굉장히 자유로웠다. 그러다 이 정권 들어 과거로 회귀했다. 과거 김인규 사장이 한 리포트를 보면 답이 나온다. 아무리 군사정권 시대였더라도 정권을 그렇게 찬양하는 건 아무나 못한다. 정말 줄을 대기 위해 아등바등했던 사람들, 혹은 맹목적으로 성공의 가도를 향해 가고자 했던 사람들만 했던 리포트다. 김 사장과 교감했던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이 여론에 밀려 물러나면서도 환송식을 받고 싶어하더라. 막내 기자에게 꽃 받고 덕담 듣는 전통 같은 것. 기자협회에서 거부했다. 선배 중에 '너는 에미 애비도 없냐, 아버지 같은 분을' 이런 뒷말도 하더라. 가족주의를 가장한 권위주의다."
-최근 MBC 종군기자로 이름을 날렸던 이진숙 홍보국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이 기자회에서 제명됐다.
강 "선후배 관계로 환치시키다 보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워진다. 연합뉴스는 사장이 나가면 최소한의 예우를 지키겠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또 (장기전이 되면)장담할 수 없다. 정작 (국민 앞에)사죄할 사람은 고개 빳빳이 들고 모른 척하고, 들어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막내 기자가 피켓 들고 나가서 머리 조아리고 사과한다. 이게 무슨 아이러니인가."
-노조의 투쟁 방식이 따로 방송을 만든다든지 좀 달라졌다.
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동원해 뭔가를 만들어 MB와 김 사장에게 보이자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MBC 사장은 대응이 좀 빠른데 우리 사장은 무대응으로 일관한다. 그간 얼마나 엄한 짓을 했는지 모아서 백서를 만들고 있다. 국회에서 김 사장이 망친 보도 걸작선도 하려고 한다. 더 이상 욕 보기 전에 나가시라는 신호를 계속 보낼 거다."
-정공법으로는 도저히 안 되는 상황인가.
강 "우리가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다 비슷비슷한 부류일 거다. 개인 비리를 폭로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 거라고 농담으로들 말한다. MBC가 사장 법인카드 내역 공개했을 때 사실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최 "맞다. 너무 빨리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김 "파업의 핵심은 늘 공정방송이었다.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예능만 만들면 되는데 왜 굳이 공정방송에 목숨 걸겠나. 사장한테 이런 얘기를 하면서 저항했는데 그 핵심에 대한 얘기는 싹 빼고 법인카드 내역 공개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이라고 하고 '나는 MBC와 후배를 사랑한다''예능, 드라마 얼마나 잘됐냐'고 하더라. 대응한답시고 손해배상 소송에 명예훼손 고소를 해대니 우리로서는 참 허탈하다."
-김정근 아나운서는 2개월 정직에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됐다. 투사 이미지가 아나운서에게는 타격일 텐데.
김 "3,000만원 가압류도 걸려 있는데, 노조위원장은 1억2,000만원, 중간연차 분들은 7,000만원, 나는 노조 막내라서 그 정도다. 우리가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한 건지 의아하더라. 나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분노했다. 아나운서는 기본적으로 최종 전달자다. 그 책임도 분명히 있는 거고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는 만큼, 조직이 힘들어졌을 때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카메라맨이 카메라를 들고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듯 나는 아나운서니까 파업집회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았을 뿐인데 명예훼손까지 걸렸다. 파업을 하는 게 내가 어느 쪽 편이어서가 아니라 훼손된 중립성을 다시 회복하자는 것 뿐인데, 외부에서 보기에 '좌빨' 혹은 '색깔이 있다'고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아나운서는 이미지가 생명인 직종이라 주변에서, 특히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신다. 살살 하라시며.(웃음) 하지만 선배 아나운서들도 이런 걸 외면하지 않고 앞장서 왔던 전례가 있기에 나 역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강 "MBC 사측의 대응이 기상천외하다. 쌍용자동차 소송을 맡아 노조를 대패시킨 법무법인 광장까지 동원했다. 다른 파업 언론사도 대형 로펌?의뢰했다는 말이 있다. 이쪽 진영이 짜졌듯이 저쪽도 합동진영이 짜여진 거다. 사장들도 한 명이 무너지면 도미노가 될 것이고, 여기도 한쪽이 무너지면 도미노가 될 것이라고들 하더라."
#"명분이 있기에 이길 수 있다" 새로 쓰는 언론사
-언론사(言論史)에도 남을 유례없는 연쇄파업이 어떻게 끝날 것으로 보나.
김 "외국에서는 '스트라이크(strike)'를 노동자의 권리 표출로 보는 인식이 자리잡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불순분자, 빨갱이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언론 파업도 그렇다. 이번 파업을 잘 끝내야 하는 이유는 많지만, 무슨 색깔 때문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언론 노동자들이 싸웠다는 걸 알리는 목적도 크다."
최 "서구 선진사회에서는 파업이 일어나면 그 조직에 어떤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파업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하는 분위기다. 타인의 권리를 인정해줌으로써 나의 권리도 인정받는 거다. 우리는 그렇지 못한데, 언론의 책임도 크다. 그런데 국민들한테 '우리는 언론자유,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위해 파업하는 것이니까 색깔론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면 통하겠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면 스스로가 편협된 이데올로기에 빠져서 독재정권, 권위주의 정권 때부터 세습ㆍ교육되었던 뉴스룸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김 "MB 정권 막바지 분위기에 편승한 거 아니냐는 비판에 반성하며 시작했고,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며 여기까지 왔다. 싸움이 이 정도로 커진 것만 해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을 탄압하고 한쪽으로 몰아가다 보면 이렇게까지 될 수 있구나' 하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았나. 이런 모순된 상황을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최 "이 싸움에서 지더라도 확실히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비굴하게 지지 말자. 뭐랄까 죽이려고 한다면 그냥 죽자. 해고나 희생 당하자. 미적미적하거나 타협해서는 안 된다."
강 "사측이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라는 표현을 많이 쓰더라. 기관차 두 대가 부딪히면 질량이 큰 쪽이 이긴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이기고 싶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권위주의 체제로 역행한 것은 언론이 비겁해진 탓이다. 더 저항했어야 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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