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공사 논란이 불거진 4대강 사업에 대한 민간 특별점검 결과, 16개 보의 구조적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나 하상 세굴(洗掘·강바닥이 물살로 인해 파이는 현상) 등 일부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예정대로 6월 말까지 4대강 전 구간을 준공할 계획이다.
4대강 민간합동 특별점검단은 28일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를 대상으로 설계, 시공자료, 각종 실험결과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보 본체의 구조적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윤세의(경기대 토목공학과 교수) 특별점검단장은 “보에서 물이 새는 것은 콘크리트 양생을 하다 보면 발생하는 현상으로, 균열의 깊이가 구조적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점검단은 그러나 구조물의 특성상 수위 상승 등으로 추가 누수, 세굴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점검에서도 창녕함안보의 경우 400㎙ 길이의 세굴이, 백제보에선 6.7㎙ 깊이의 세굴이 각각 발견돼 바닥보호공 연장과 사면보강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강 웅포대교의 3개 교각은 세굴 발생으로 보강공사를 요구했고, 칠곡보ㆍ상주보ㆍ달성보 등은 바닥보호공 보강이 완료 됐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세굴의 진행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분야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단은 2월 27일부터 3월 16일까지 보ㆍ수문ㆍ바닥보호공ㆍ하상유지공 등 4대강 주요 시설물과 그간 제기됐던 하상 세굴에 따른 보의 안정성, 누수 등의 문제를 점검했다. 4대강 추진본부는 이번 점검에서 지적된 부분을 철저히 보완해 예정대로 6월 말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추진본부 관계자는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음향측심기나 3차원 음향 영상탐사기를 활용해 보 하상 등을 꾸준히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대강 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정부측 전문가들만 참여한 눈 가리고 아웅 식 점검결과”라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이항진 4대강 범국민위 상황실장은 “4대강 사업을 찬양하는 전문가들이 문제점을 찾아낸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생명의 강 연구단 등 환경단체와 종교계, 법조계, 학계 등으로 구성된 4대강 조사위원회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너지는 4대강, 대한민국이 위태롭다’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보 구조물, 수질, 생태 현황 등에 대한 종합적인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창근 생명의 강 연구단장은 “대부분의 보에서 콘크리트 파손 및 누수, 세굴, 수문의 작동 불량 등 중대한 결함이 발생했으며 누수 현상이 계속되면 보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이런 4대강 사업을 ‘안전하다’고 발표하는 것은 현실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거나 축소하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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