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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 유모차의 '거품'

입력
2012.03.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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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엄마들에게 인기가 많은 외국산 유모차의 국내 판매가격이 외국보다 최대 2.4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업체들이 독점 공급하면서 유통 단계별로 폭리를 취한 결과다. ‘인기 연예인이 끌었다’며 부모의 구매욕을 자극한 상술도 한몫 했다. ‘고소영 유모차’로 불리는 미국 오르빗(Orbit)사 제품은 국내 판매가격(145만원)이 미국 판매가격(91만7,802원)보다 53만원이나 비싼데도 한 때 품귀현상을 빚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28일 공정거래위원회 지원을 받아 외국 브랜드 유모차 16개 제품의 국내외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대부분 제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국내외 가격 차가 가장 큰 제품은 이탈리아 잉글레시나의 트립(Trip)으로, 현지 가격이 17만6,504원이지만 국내 판매가는 42만5,000원으로 2.4배 비쌌다. 노르웨이 스토케(Stoke)의 엑스플로리(Xplory)도 국내 가격(189만원)과 현지 가격(111만940원)이 1.7배 차이를 보였다. 조사대상 중 가격이 가장 비싼 캄(Cam)의 풀사르(Pulsar)는 국내 가격이 198만원으로 이탈리아 현지(97만8,947원)보다 100만원이나 비쌌다.

소시모는 국내 판매가격이 이같이 부풀려진 원인을 유통단계별 마진이 턱없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입업체 30%, 공급업체 15~20%, 유통업체(백화점) 30~35% 등 단계별로 30% 안팎의 마진에 물류(5~7%), 애프터서비스(10%), 판촉(10%) 등의 비용이 붙어 판매가격이 수입원가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는 것이다.

독점판매의 폐해도 크다. 보령메디앙스가 독점 공급하는 부가부(Bugaboo), 퀴니(Quinny), 맥시코시(Maxi-Cosi) 등의 현지가격은 51만~82만원이지만, 국내 가격은 똑같이 105만원이었다. 국내 판매가격을 극대화해 수익을 최대한 늘린 것이다. 김재옥 소시모 회장은 “보령메디앙스 등 독점업체들의 불공정행위를 조사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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