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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용역 보고서도 "우면산 산사태는 부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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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용역 보고서도 "우면산 산사태는 부대 탓"

입력
2012.03.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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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27일 발생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의 주요 원인에 대해 공군부대의 보고서도 부대의 배수로 설비 미비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이날 한국일보가 입수한 이 보고서는 공군방공포사령부대가 지난해 12월 종합건축사사무소인 성우엔지니어링에게 용역 의뢰해 제출받은 262쪽 분량의 '11-방-2 설계용역 (00수해복구): 실시설계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는 "방공포대가 자리한 우면산 정상 아래의 도로의 비탈 쪽에 U자 배수로가 없고, 둔덕이 형성되어 있어 강우 시 침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공군부대의 배수로 설치 미비로 비가 많이 올 경우 침수돼, 산사태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객관적인 사고현장 분석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보고서 내용은 서울시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한국일보 보도(본보 27일자 10면)와 일치하는 것으로,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 파악에 주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시설계 보고서의 104쪽에는 산사태 당시 가장 피해가 컸던 방배동 래미안 아파트의 위쪽 지역 공군부대 도로에 대한 분석과 복구설계 계획안이 담겨있다. 여기에는 배수로가 없고 둔덕이 있다는 사실과 함께 "비탈 면 속으로 빗물이 스며들어 가면서 생긴 압력으로 석축이 무너지면서 소규모 붕괴가 1차로 일어났고 지속적인 강우로 토사가 흘러내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사고원인을 적시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27일 기자브리핑을 갖고 한국일보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그 근거로 "배수로가 도로의 비탈 면쪽이 아니라 반대편 산 쪽에 설치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배수로는 통상 도로의 양 옆에 설치하도록 되어 있는 데도 한쪽에만 설치된 이유에 대해 국방부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또 국방부는 "지난해 산사태 당시 이 배수로는 막히거나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정상기능을 발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사고 직후인 7월 28일 환경단체 전문가들과 각 언론매체 기자들이 현장을 방문한 뒤 '공군부대 내 도로에 산에서 쏟아져 내린 흙이 쌓여 있고, 산 쪽 배수로도 흙으로 막혀 있었다'고 작성한 각종 자료와 보도내용 등과는 상반된 주장이다.

이수곤 서울 시립대 교수는 "공군부대의 자체 보고서는 우면산 정상의 군 도로에 물이 비탈 면 쪽으로 스며든 뒤 수압이 발생해 약 15m 길이의 산사태가 일어났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공군부대는 산사태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한국일보의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낼 계획이었으나 돌연 연기했다. 서울시는 올 1월 우면산 산사태 관련 공군부대의 실시설계 보고서를 입수하고도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 없이 복구작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군부대의 책임에 대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차후에 서울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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