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7일 "만약 내가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면 특정 진영 논리에 휩쓸려 공동체 가치를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앞으로 대선 출마를 비롯한 정치 행보를 본격화할 경우 특정 정파나 진보∙보수 진영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안 원장은 이날 서울대 총학생회가 주최한 '소통과 공감' 강연회에 강사로 나서 "보수나 진보가 서로 적이 아니고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느 한쪽 주장만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정권을 잡고 승리하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해 특정 노선에 대한 집착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내가 만약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만 사용된다면 정치도 감당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원장은 그러면서도 "지금은 대선 이야기를 하기에 너무 빠르다"며 "아직까지 대선 출마를 하겠다고 한 분이 한 명도 없는데 왜 나한테만 묻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정치 참여의 전제 조건으로 자신의 자격 문제와 사회적 책무 부여 여부를 꼽은 뒤 "제 스스로 판단할 수 없고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대중들이 판단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또 "(여야 정치권) 양쪽 모두 쇄신 노력을 다하면 나 같은 사람이 정치 고민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역할에 대해 "우리 사회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머물러왔던 자리에 머물면서 양쪽을 끊임없이 자극해서 쇄신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일부에서 나를 우유부단하다고 하는데 만약 내가 정치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면 양당이 긴장을 풀고 옛날로 돌아갈 것이고 만약에 (정치를) 하겠다면 서로 싸우고 공격의 대상이 되지 긍정적 역할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자신의 지지율 하락 추세에 대해선 "지지율이 낮아지니깐 액션을 해야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으로 관심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선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안 원장이 대중 강연에 나선 것은 '청춘 콘서트'이후 6개월 만이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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