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올 시즌 키워드는 언제나 레프트 문성민(26)이었다. 배구 관계자들은 모두 "문성민이 잘 해야 현대캐피탈이 산다"고 입을 모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문성민의 컨디션이 점차 올라오면서 이런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은 "포스트시즌 들어 문성민이 예전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성민의 활약도에 따라서 경기력이 좌우되는 현대캐피탈은 일단 정상을 향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문성민은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12 프로배구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2차전 KEPCO와 경기에서 블로킹 2개를 포함한 22점을 기록하며 3-1(25-18 20-25 25-20 25-20) 승리에 앞장섰다. 공격성공률도 57.14%로 높았다. 1차전에서 15점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던 문성민은 공격성공률을 더욱 끌어올려 31일부터 시작되는 대한항공과의 플레이오프(PO)에서 대활약을 기대케 했다. KEPCO에 2연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3년 연속 PO에 진출했다.
장염으로 고생했던 수니아스(31점)까지 정상적으로 복귀한 현대캐피탈은 베스트 멤버로 KEPCO전에 나섰다. 1세트에 문성민이 7점을 뽑아내고 71%가 넘는 공격성공률을 뽐내자 현대캐피탈은 25-18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2세트 들어 문성민이 2점에 그치자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1-1 균형을 허용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문성민은 3세트에서 고공 스파이크를 내리 꽂았다. 공격성공률 81%를 기록하면서 9점을 수확했고, 팀은 25-20으로 승리했다. 4세트에서도 문성민과 수니아스 쌍포가 14점을 합작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문성민이 제 몫을 해냈지만 사령탑의 성에는 차지 않았다. 하종화 감독은 "정규시즌보다는 잘해주고 있지만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흔들릴 때가 있다. 우리의 키플레이어가 문성민이기 때문에 집중력을 더 갖고 대한항공전에 임해야 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문성민 역시 자신의 플레이가 탐탁지 않았다. 그는 "100% 기량을 펼쳤다고 할 수 없다. 1차전에는 리시브가 불안했고, 2차전에는 서브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문성민은 이날 자신의 강점인 총알 서브의 위력을 살리지 못했다.
한편 KEPCO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음에도 첫 번째 포시트시즌 홈경기에서 선전했다. 김천재 대신 깜짝 투입된 세터 김정석은 강심장의 면모를 보이며 토스를 배달했다. 그러나 승부처인 3세트에서 결정적인 4개(보이지 않는 범실 포함)의 범실을 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29점을 올린 안젤코 추크는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하며 고군분투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수원=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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