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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투신 지하철 기관사 유족 "사측 무성의로 보름째 장례조차 못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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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투신 지하철 기관사 유족 "사측 무성의로 보름째 장례조차 못 치러"

입력
2012.03.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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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를 앓던 지하철 기관사의 투신 자살사고를 놓고 유가족과 서울도시철도공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유가족들은 보름째 장례를 미룬 채 공사 측의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자살한 기관사 이재민씨의 유족과 도시철도노조는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의 해결책 제시와 서울시의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 기관사는 평소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지만 증세를 밝혔을 때 받을 사회적 불이익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며 "이 기관사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회사에서 책임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 부인 이모(40)씨도 "공사 쪽에선 사고 이후 '산재처리할 때 협조해 주겠다'라는 짤막한 문구가 담긴 A4용지 한 장짜리 답변서를 내놓은 게 전부"라며 "사측에서 산재처리 등 사후 대책에 대해 전혀 말이 없어 아직 남편의 장례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갑자기 극단적인 불안 증상이 나타나는 '공황장애' 진단을 받아 지난 2월 부서 전환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12일 지하철 5호선 왕십리 역에서 투신해 숨졌다. 이 기관사의 시신은 한양대병원에 안치돼 있고, 유족 및 노조 측은 분향소를 서울 용답동 서울도시철도공사 본사 앞에 설치한 상태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사고 이후 회사 측에선 애도를 표하는 등 성의를 보였다"며 "유가족들과 협의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건 사실이지만 회사는 유가족이 주장하는 명예회복이나 산재처리부분에 대해 유족들의 입장을 들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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