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왔다. 타이거가 우승 가뭄을 끝냈다. 우즈가 다시 빛을 비췄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년 6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정상에 오르자 외신들은 앞다퉈 그의 화려한 컴백을 환영했다.
메이저대회 14승을 포함해 PGA 투어에서 71승을 올렸던 우즈, 1986년 주간 단위의 세계 골프랭킹 제도가 도입된 후 최장인 623주 동안이나 1위를 차지했던 '골프영웅'이 정상 궤도로 다시 진입했다.
우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 골프장(파72ㆍ7,381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600만 달러, 우승상금 108만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1타차 선두로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우즈는 2타를 더 줄여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2위 맥도웰을 5타차로 멀찌감치 따돌렸다. '파이널 라운드의 사나이'답게 우즈는 통산 40차례 마지막 날 1위로 출발해 38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맥도웰은 1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우즈의 우승을 위한 '조연'에 머물렀다.
우즈는 "그 동안 줄곧 성원해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우승을 해서 정말로 기분이 좋다. 힘든 과정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30개월 만에 우승
우즈는 2009년 9월 BMW 챔피언십 이후 PGA 우승컵을 수집하지 못했다. 그 해 11월 교통 사고 이후 연이은 성추문이 불거지면서 선수 생활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09년 12월 골프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우즈는 이듬해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로 복귀했지만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0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목 통증으로 기권을 했고,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도 왼쪽 무릎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라운드를 포기했다. 컷을 당하는 것이 익숙해졌고 팬들의 기억 속에서 조금씩 사라져갔다.
하지만 우즈는 2011년 11월 이벤트로 열린 셰브론 월드 챌린지에서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했고, 지난 5일 혼다 클래식에서 공동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지난 12일에는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다시 기권을 하기도 했지만 이번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2년6개월(30개월) 만에 감격적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통산ㆍ메이저 최다승을 향하여
이번 대회에서 우즈는 예전의 모습을 보여줬다. 2010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이후 매 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언더파를 쳤다.
샷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우즈는 폭발력은 이전보다 덜했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우즈의 1차 목표는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를 넘는 것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72승째를 거둔 우즈는 PGA 투어 통산 다승 2위인 니클라우스(73승)를 1승차로 추격했다.
우즈는 앞으로 10승만 보태면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샘 스니드(82승)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모든 면에서 세계 골프계의 전설이 되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부활을 알린 우즈는 다음달 6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우즈는 메이저 최다승 보유자인 니클라우스(18승)에 4승 뒤져 있다.
우즈는 2008년 US오픈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정상에 서지 못했다. 최고의 샷 감각을 다시 회복한 우즈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정상을 다툰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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