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예상대로 북한의 장거리 로켓(광명성 3호) 발사 계획 저지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 모두 발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휴전선 비무장지대를 방문해서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한 현실을 보았고 (그곳에 있는 미군에게) 큰 용기를 주고 격려해 주신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정상 사이에 오간 얘기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났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조치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진정한 결과는 북한의 기회 상실"이라며 "우리가 지금까지 북한에 제공하려는 것은 북한이 과거와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스스로 국제사회와 고립되겠다는 뜻과 똑같고, 그 모든 귀책 사유는 북에 돌아갈 것"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도 과거처럼 미사일 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보다 생활이 어려운데 이런 곳에 돈을 쓰느냐 하는 쪽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회담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미사일을 발사하면 그 자체로 미북 합의가 무효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북한 행동 여하에 따라 분명하고, 단호하고, 정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김정은 체제 등장에 대한 질문에서는 답변을 절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상황은 아직까지도 불안정하다고 생각되고, 누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것도 불확실하다"며 "하지만 지도부와 상관없이 (북한 지도부가) 지금 북한과 주민을 막다른 골목으로 데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처음엔 보다 개방적으로 하지 않겠는가,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이번 하는 것을 보고 조금 실망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정확한 평가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또 26일 예정된 한중, 한러 및 미러, 미중 정상회담 전에 양국 입장을 조율하는 시간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공동 기자회견과 만찬까지 3시간여를 함께 보냈다. 이는 이 대통령이 개별 정상과의 단독회담에 할애하는 시간 중에서 가장 길다. 중국과 러시아 정상과의 만남에 각각 40분을 할애한 것과도 비교된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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