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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죄오는 공포' 공황장애, 중장년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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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죄오는 공포' 공황장애, 중장년을 위협한다

입력
2012.03.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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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A(43)씨는 최근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공황장애는 죽음이 임박할 것 같은 극심한 불안에 두통,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일종의 불안증이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처음 공황장애를 겪은 A씨는 "30대 초반쯤부터 이유 없이 갑자기 식은 땀이 나면서 헛구역질이 올라오고, 눈앞이 캄캄해져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어지러웠다"며 "그럴 때마다 내가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잠시 뒤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멀쩡해졌다. A씨는 큰 병이 있다고 생각해 여러 번 병원을 찾고, 건강검진도 받아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는 답만 들었다. 그러던 중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유명 연예인의 증상이 자신과 비슷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더니 공황장애 판정을 받게 됐다.

이른바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공황장애가 중년의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황장애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진료환자 5만8,551명 중 40대가 1만6,811명(28.7%)으로 가장 많았다. 50대(1만3,689명)와 30대(1만2,065명)가 그 뒤를 이었다. 30~50대 중ㆍ장년층이 전체 환자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이어 60대(6,143명)와 20대(4,874명), 70대(3,355명) 순이었고, 10대 이하와 80세 이상은 각각 827명, 787명으로 집계됐다.

중ㆍ장년층에서 공황장애 환자가 두드러진 것은 질병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황장애는 평균 발병나이가 25세지만 가슴 두근거림이나 호흡 곤란 등 증상이 나타나도 으레 심장내과나 호흡기내과 등을 먼저 찾는다. 이 곳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가장 마지막에 들르는 곳이 정신과다.

또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공황장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진료환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3만5,000명이었던 진료환자는 지난해 5만9,000명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0.7%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환자 수도 2006년 74명에서 2011년 119명으로 늘었다.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뇌의 불안을 감지하는 편도체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등에 이상이 생긴 상태에서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폭음 등이 겹치면 공황장애가 잘 생길 수 있다"며 "약물치료를 통해서도 공황장애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만큼 병원을 빨리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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