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포기시키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고 청와대가 발표했으나 중국 언론들은 후 주석이 오히려 한국에 냉정한 대응을 촉구한 부분만 보도해 그 배경에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26일 이뤄진 후 주석과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회담 내용을 전하며 "후 주석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한국측 입장을 들은 뒤 '최근 한반도 정세엔 또다시 새로운 정황이 나타나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만큼 우리 모두 밀접한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27일 보도했다. 런민르바오는 "후 주석이 '우리는 쉽지 않게 온 한반도 긴장 완화 분위기가 역전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후 주석이 '중국은 각 나라와 함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끊임없이 노력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 발표 이후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에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후 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각 나라의 냉정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특히 후 주석이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와 접촉을 유지하고 북미 합의를 존중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는데 이는 북미 합의와 광명성 3호 발사는 별개라는 북한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중국도 북한에 불만이 많지만 불만을 공식화할 경우 북한을 오히려 더 자극할 수 있어 표현을 상당히 자제하고 있다"고 이를 해석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후 주석의 대북 비판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핵안보정상회의 의장 회견에서 "중국의 대표께서도 북한은 주민들의 민생을 오히려 챙겨야지 많은 돈을 그렇게 쓰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지적을 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이 전날 후 주석의 북한 비판을 소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의도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