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사업을 하면서 생산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요청을 받은 것이 ‘판매 보장’이었습니다. ‘200개는 반드시 팔아 주겠다’는 식으로 약속을 하면 재고부담이 없어 더 싸게 물건을 공급해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5년 전 ‘하루에 한 개만 판다’는 신개념 쇼핑몰 ‘원어데이’를 열어 인기를 모은 이준희(사진) 사장이 최근 새로 연 ‘지메이크’(www.Gmake.com)의 ‘선주문 후생산’ 개념은 이런 경험에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지메이크 사이트에는 다른 쇼핑몰에는 없는 ‘생산기간’이라는 개념이 있다.
우선 가장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작할 수 있는 최소 수량을 생산자와 협의해 지메이크 사이트에 올려 주문을 받는다. 주문 고객수가 최소 수량에 도달하면 생산업체는 그때부터 제작에 들어간다. 만약 주문자가 최소 수량에 미달하면, 해당 제품판매는 없던 일이 된다. 지난 21일 선보인 69만9,000원짜리 47인치 대형 풀HD LED TV도 ‘최소 수량 100개, 생산기간 26일’를 걸고 시작했는데, 금새 주문량이 꽉 차 현재 TV가 제작 중이다.
사실 요즘 인터넷 쇼핑몰은 ‘속도전’에 가깝다. 주문하면 당일 배송하는 곳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주문이 완료되면 그제서야 제작에 들어가는 지메이크의 영업방식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사장은 가격으로 승부하면 얼마든지 기다려줄 소비자들이 있다고 믿었다. 그는 “선주문 후생산 방식을 통해 가격을 시중가의 반의 반까지도 낮출 수 있어 주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론 소비자들도 구매하고 싶은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게시판을 통해 제안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의 판매 아이디어는 이미 이 바닥에선 정평 나 있다. ‘하루에 한 가지 물건만 싸게 판다’외에 ‘1,000원을 내고 상자를 구매하면 1만원 이상 가치가 있는 무엇인지 모르는 물건을 임의로 넣어 배송한다’는 ‘원박스 이벤트’도 그의 작품이다. ‘선주문 후생산’은 베끼기 방지차원에서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출원 중이다.
이 사장은 다음주부터 지메이크 내에 농산물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코너를 열어,‘맛 없으면 환불’판매에 나설 계획. 그는 “청송 사과, 대조 토마토라고 해서 다 맛있는 게 아니다. 그 지역 내에서도 가장 맛있는 과일을 생산하는 농장이 있다. 그 농장과 선주문 직거래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과일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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