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일을 하면 수입이 배가 될 것 같지만 실제 소득은 혼자 버는 집보다 고작 월 36만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25일 ‘한국 맞벌이, 가사노동 시간이 부족하다’ 보고서에서 맞벌이가구의 실질소득이 외벌이가구보다 15%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맞벌이로 인한 장시간 근로 탓에 소홀해지거나 손해를 본 가사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벌충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맞벌이가구의 한달 평균 소득은 496만원으로 외벌이가구(370만원)보다 126만원 많았다. 그러나 외식비, 육아도우미 고용 등으로 추가 지출하는 20만원을 제외하면 소득 차이는 106만원으로 줄어든다. 게다가 맞벌이가구는 집 청소나 빨래를 자주 하지 않고 아이를 혼자 방치하게 돼 가사노동의 한달 효용가치(91만원)가 외벌이가구(161만원)보다 70만원 적다.
이렇듯 가사노동의 유ㆍ무형 비용을 감안하면 맞벌이와 외벌이 간 실질 소득 차이는 월 36만원(126만원-20만원-70만원)에 불과하다. 미국은 같은 계산법을 적용하면 맞벌이가 외벌이보다 50%나 더 버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맞벌이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은 3.7시간으로 미국(4.5시간)과 일본(4.8시간)에 비해 짧다. 반면 임금노동시간은 6시간으로 일본(5.3시간), 미국(5.1시간)보다 길다.
이지선 연구원은 “낮은 임금수준과 장시간 근무 탓에 한국의 맞벌이 여성은 가사노동의 효용가치를 매달 70만원 정도 손해보고 있다”며 “정부의 보육비 지원 정책이 잠깐 도움은 될 수 있지만 시간제 근무, 유연근로제 등 탄력적인 근무방법 도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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