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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iew/ 'ETF시스템' 수익 짭짤… 펀드매니저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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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iew/ 'ETF시스템' 수익 짭짤… 펀드매니저에 도전장

입력
2012.03.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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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홍모(33)씨는 지난해 10월 상장지수펀드(ETF)를 자동으로 매매해주는 서비스에 가입했다. 2,000만원을 투자해 2개월 만에 15% 수익을 냈다. 그는 "펀드매니저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 일반 인덱스펀드와 달리 투자자가 미리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컴퓨터가 자동으로 매매하는 점이 자동매매시스템의 매력"이라고 했다. 인간보다 기계를 더 믿는 셈이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김모(32)씨도 지난해 9월 시장이 좋지 않을 때 ETF 자동매매시스템에 가입했다. 6개월 간 1,800만~2,000만원을 투자해 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씨는 "개별종목 투자는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고 업무 때문에 매번 들여다 볼 수 없는데, 자동매매시스템은 시장 전체를 보고 매매 조건을 설정해 해놓으면 알아서 매매 타이밍을 정해주니 편리하다"고 말했다.

최근 기계가 대신 투자를 해주는 ETF 자동매매시스템 서비스가 인기다. 복잡한 금융공식으로 무장한데다 투자의 위험요소인 감정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다는 장점을 살려 기계가 최고의 학력과 억대 연봉이란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펀드매니저들에게 도전장을 낸 셈이다.

아직 자동매매시스템과 펀드매니저가 공식적으로 대결을 벌인 적은 없다. 양자간에 정확하게 수익률을 비교하는 게 어렵고, 펀드마다 특성이 달라 일관된 통계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자동매매시스템의 수익률이 기대보다 훨씬 높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게다가 적립식 펀드의 경우 투자수수료 2%를 떼야 하는 반면 ETF의 경우는 연 0.5% 수준이라 수수료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특히 ETF는 장내매매 시 증권거래세도 면제된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말 선보인 '우리 스마트 인베스터'는 6개월 만에 1,000억원의 돈을 끌어 모았고, 대우증권의 관련 상품도 1,360억원 정도의 누적잔고를 기록 중이다. 특히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많다.

자동매매 시스템은 투자자가 매매규칙을 컴퓨터에 입력해 놓으면 컴퓨터가 알아서 규칙에 맞게 거래를 한다. 예컨대 '코스피지수가 10포인트 빠질 때 삼성전자 주식을 1,000만원어치 사라'고 입력해 놓는 식이다.

기계의 장점은 무엇보다 시장의 움직임과 등락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주어진 조건에 따라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실시간 매매를 통해 주저 없이 빠르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인간보다 나은 점이다.

실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코스피지수는 7%대 하락을 했지만 시스템매매펀드는 2~4%대의 수익을 올렸다. 기계가 시장을 이긴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엔 투자자 20명이 컴퓨터 시스템매매와 대결을 벌인 적이 있는데, 컴퓨터의 수익률이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그간 저조한 수익률과 원금 손실에 시달린 펀드 투자자들이 환매한 후 재투자에 나설 때 기존 펀드를 외면하는 경우가 늘면서 시스템매매펀드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반응이 좋자 아직 자동매매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증권사들도 속속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첨단 컴퓨터도 약점은 있다. 자동매매의 특성상 시스템 오류나 전산사고가 발생하면 속수무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일일이 모든 조건을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에게 맡기는 것보다 신경 쓸 게 더 많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현재 운용 중인 자동매매시스템은 주로 ETF와 연결돼 있어 자칫 거래량이 부진한 펀드종목을 선택하면 거래 자체가 안될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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