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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총재에 김용 유력/ "미국 독점 더이상 안돼" 신흥국들 반발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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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총재에 김용 유력/ "미국 독점 더이상 안돼" 신흥국들 반발 의식

입력
2012.03.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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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을 차기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한 것은 신흥국들의 거센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흥국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유럽이,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이 도맡아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최근 경제력이 부쩍 신장한 신흥국들은 로버트 졸릭 현 세계은행 총재가 2월 사임의사를 밝힌 뒤 미국의 총재 독점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수 차례 모임을 갖는 등 미국을 압박했다. 신흥국들이 최종 후보로 낙점한 후보는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콜롬비아 재무장관 출신의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컬럼비아대 교수다.

이 가운데 오캄포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세계은행 총재 후보는 상징적인 의미 그 이상"이라며 "나와 오콘조이웨알라는 개발도상국이 미국보다 더 훌륭하고 신뢰할만한 후보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미국은 신흥국들의 거센 도전에 순혈주의를 만족시킬 적당한 후보를 찾지 못하며 큰 부담을 느꼈다.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 가운데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최초의 여성 총재 배출이라는 백악관의 의중에 부합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국무장관 후보 1순위로 꼽힌다는 점에서 세계은행 총재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제프리 색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세계은행 총재를 맡고 싶다는 뜻을 수 차례 밝혔지만 평소 주장하던 경제논리 등이 미국보다 신흥국 편을 드는 것이어서 정작 미국에서는 외면을 받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후보 인선 작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미국의 입장을 잘 반영하면서도 신흥국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국은 타협을 모색할 것이고 특히 최근 입김이 부쩍 강해진 중국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아시아계의 김용 총장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 차기 총재 후보로 지명됐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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