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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의 팔촌까지 챙기고 보자" 美 의원들 '털난 양심'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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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의 팔촌까지 챙기고 보자" 美 의원들 '털난 양심' 수두룩

입력
2012.03.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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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의 추악한 족벌주의 행태가 드러났다.

의회감시단체인 ‘위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CREW)’은 사상 처음 하원의원 435명 전체를 조사한 보고서 ‘가족 불륜’을 22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248명의 의원이 직위를 이용해 가족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제공했다. 의원 82명은 가족 117명을 의회, 선거위원회, 정치행동위원회(PAC)에 직접 고용해 거액의 봉급을 챙겨줬는데, 그 규모가 557만달러를 넘었다. 또 의원 112명은 가족과 본인의 사적인 소비로 의심되는 지출을 선거비용으로 보고해 보전 받았다. 가족 관련 사업에 선심성 예산을 배정한 의원도 38명에 달했다.

가장 많은 가족에게 혜택을 준 인물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이기도 한 론 폴 의원이다. 텍사스 출신인 그는 부인, 딸, 손자, 사돈, 손녀사위까지 가족과 인척 11명에게 30만달러가 넘는 각종 경제적 혜택을 제공했다. 이들의 여행, 선물, 식사, 액자 및 꽃 구입 비용을 선거비로 보전해주고, 선거회계비용과 정치컨설팅 비용도 이들에게 지불했다. 군사위원회 위원장인 하워드 맥키언 의원은 부인과 회계담당자에게 24만달러의 봉급을 줬으며, 제리 루이스 의원은 부인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일한 대가로 51만달러 이상을 지불했다. 가족을 의회 로비스트 등으로 등록시킨 의원 44명 중 존 미카 의원은 가장 많은 5명의 가족을, 조 앤 에머슨 의원은 두 딸을 로비스트로 등록시켰다.

연방선거위원회(FEC)가 200달러 이상의 선거비용 항목을 보전해주는 것을 악용한 사례도 비일비재했다. 랄프 홀 의원은 택배, 식사, 연료 구입 등에 들어간 돈을, 빌 캐시디 등 의원 3명은 자녀보육비를 선거자금에서 지원받았다. 롭 앤드루스 의원은 선거비용으로 옷을 사 입고,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가족의 호화결혼식도 치렀다. 의원들 대부분은 합법 또는 관행이란 이유로 이 같은 비윤리적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CREW는 “하원의원 대다수가 정부 지출과 회계의 투명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고 언급하면서 “의원들은 동일한 기준으로 자신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8년, 2010년 선거를 대상으로 9개월간의 조사를 거쳐 공개됐다.

한편 미 상원은 이날 의회 관계자와 정부 공무원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의회정보거래금지법(STOCK)을 통과시켰다. 대통령 서명 절차만 남은 이 법은 의원, 보좌관, 지역구 사무실 직원이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주식 등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 연방공무원이 규모가 큰 거래를 할 경우 45일 안에 온라인 보고서를 제출토록 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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