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피델 카스트로(88)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도와 중남미에서 처음으로 사회주의 국가를 이룩한 쿠바혁명의 원로들이 점차 현역에서 물러나고 있다고 AP통신이 23일 전했다.
형 피델의 뒤를 이어 2008년부터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라울 카스트로(80)는 이날 개각을 단행, 호세 라몬 페르난데스(88) 국가평의회 부의장을 자신의 고문으로 위촉하고, 미구엘 디아스 카넬(51) 고등교육장관을 후임 부의장에 임명했다.
페르난데스가 겸임하던 국가올림픽위원회 위원장직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이번 개각으로 페르난데스는 사실상 정치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61년 당시 군사령관으로 미국이 피델 카스트로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감행했던 피그만 침공을 물리친 주역이다. 후임인 카넬은 쿠바 공산당(CCP)의 새로운 별로 인정받는 차세대 지도자다.
호세 미야르 바루에코(79) 과학·기술·환경장관도 2006년부터 CCP 중앙위원회 과학위원장을 맡고 있는 엘바 로사 페레즈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은퇴했다.
쿠바 관영 그란마는 내각교체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혁명 1세대의 나이가 고령인 점이 개각의 배경으로 추측된다며 정부 관료들의 세대교체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울 카스트로는 국가평의회 의장 취임 당시 쿠바 현대화를 위한 300개의 개혁안을 천명하면서 정부관료를 혁명 세대에서 신세대 지도자로 교체하는 것이 최대 선결과제라고 밝힌바 있다. 일각에서는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신의 권력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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