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2010년 3월 26일 일어난 천안함 폭침사건은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다. 꽃다운 해군 장병 46명을 고스란히 서해안에 수장시킨 참으로 애석한 일이었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은 지금도 가슴을 울려오고 있다. 또 후배들의 유해 한 구라도 더 수습하기 위해 온몸을 던져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와 금양호 선원들을 우리는 잊을 수 없다.
천안함 폭침의 만행은 4개국 국제전문가 24명이 포함된 민군합동조사단의 객관적인 조사에 의해 북한의 어뢰 도발로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부 세력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천안함 폭침은 2010년 당시 김정일의 건강악화로 3대세습을 앞당기는 전략의 하나로 김정은에게 군 통치의 힘을 실어주기 위해 벌인 명백한 도발사건이다. 과거 김정일도 김일성에게 권력을 승계 받으면서 인민군을 장악하기 위해 아웅산폭발사건, KAL기 폭발사건, 무장공비 침투사건 등 대형사건을 계속 일으켰다.
마찬가지로 김정은도 천안함 폭침에 이어 연평도 포격사건 등을 주도하면서 군을 장악해 나갔다고 본다. 김정은이 이렇게 군을 장악했기 때문에 지난해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에도 북한의 변화는 크게 감지되지 않은 것이다.
김정은의 주도로 천안함 폭침이 이루어진 것이 확연함에도 불구하고 종북, 친북세력을 비롯한 국내 일각에서는 북한어뢰에 의한 폭침이 아닌 오폭, 좌초 등 온갖 유언비어를 유포, 사회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심지어 제1 야당은 최근 4ㆍ11 총선 관련 대북정책공약을 발표하면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정부 발표에 대해 국민들이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분명하게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 야당은 "만약 어뢰에 의해 공격받은 게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방어 전선이 뚫린 것이므로 해군작전사령부, 합참, 국방부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되려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너무나 명백한 사건을 이렇듯 호도하니 국민들은 헷갈린다. 최근 북한의 행태를 보면 이들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유예하고 미국에게 24만톤의 식량지원을 받기로 약속한 뒤 보름만에 이를 뒤집고 광명성 3호 인공위성을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을 맞아 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은 바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위장일 뿐이다. 장거리 미사일의 탄두에 핵무기가 장착되어 발사되다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다. 이번 세 번째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이 성공된다면 미국의 알래스카주나 캘리포니아주까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강성대국원년' 주민들에게 줄 선물을 위해 미국으로부터 겨우 받기로 한 식량지원은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북한은 8,000억원에서 9,000억원이나 든다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중단 없는 핵무기 개발은 반드시 하면서도 주민들의 식량사정은 알 바가 없다는 비정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미 주민들에 대한 사정은 안중에 없고 오직 남조선을 무력으로 혁명하여 한반도를 공산화하겠다는 일념에 싸여 있는 형국이다.
이를 위해선 조선인민군을 위주로 한 선군정치가 필요하고, 군대의 일사불란한 관리를 위해 김정은은 천안함 폭침과 같은 대형사고의 실적이 필요한 것이다.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온다'는 북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감상적으로 접근했다가는 이번 북미 대화가 한순간에 뒤집히듯이 계속 당하기만 할 것이다. 북한은 올해를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공표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선포하고 있다. 과거 두 차례 미사일 발사 후 곧 이어 핵 실험이 이어졌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체면도 없고 신의도 없는 북한이 자신들의 혁명과 공산화를 위해 무리수를 둘 확률은 매우 높다, 우리는 이것을 철저하게 사전 봉쇄해야 할 것이다.
강승규 고려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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