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광역자치단체장 중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났지만 가장 재산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총액이 가장 많은 단체장은 강운태 광주시장이다.
23일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공개에 따르면 16개 광역 시ㆍ도단체장 중 10명 단체장의 재산이 늘었다. 박 시장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선거비용 보전금 32억9,000여만원 덕분에 재산증가액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모두 선거비용을 갚는데 쓰고, 여전히 빚이 남아 재산총액은 부채 3억1,056만원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9월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박원순 펀드’를 개설, 47시간만에 목표액 38억8,500만원을 모금해 쓴 뒤 보전금과 개인 예금자산 등으로 이를 갚았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재산이 20억7,400만원이 늘었다고 신고해 재산 총액이 39억9,200여만원에 달했다. 갑자기 20억이 생긴 까닭은 지난해까지 “미처 알지 못했다”며 누락했던 배우자의 현금과 예금 재산을 추가신고했기 때문이다.
강 시장 측에 따르면, 부인 이덕희씨는 10대 시절 아버지인 광주 화니백화점 창업주 고 이연술 회장으로부터 부동산을 증여받았다. 강 시장의 17대 국회의원 낙선 후 이씨가 이 땅을 팔아 양도성예금 등 금융자산으로 보유해 따로 관리해왔고, 남편에게는 “생활비로 다 써 돈이 없다”고 말했다는 것. 하지만 지난해 양도성예금 만기로 현금 20억원이 생겼고, 갑자기 수면 위로 떠오른 뭉칫돈 때문에 강 시장은 광주지검 특부수로부터 자금 출처와 관련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수사는 이달 초 ‘혐의없음’으로 내사 종결됐다.
그 밖에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선거비용, 생활비 등으로 약 1억3,700만원을 써 광역단체장 중 재산이 가장 많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16개 광역 단체장들의 재산총액 평균은 약 13억1,500만원으로 전체 고위 공직자 평균보다 1억3,300만원 가량 많았다.
한편 시ㆍ도교육감 중에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등 3명을 제외한 13명의 재산이 늘었다. 곽 교육감은 교육감 중 감소액(약1억4,000만원)이 가장 컸다. 지난해 2월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네기 위해 빌린 5,000만원이 채무로 신고됐고, 재판 비용으로 예금자산이 줄었다. 교육감 중 재산 증가액이 1억9,000여만원으로 가장 많은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은 “모친 별세에 따른 조의금과 월급, 연금 및 예금이자 수입 등을 저축했다”고 밝혔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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