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ㆍ과학기술 습득을 위해 유럽과 미국에서 체류하는 북한 유학생이 급증하고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에 올해부터 교수 2명과 학생 1명 등 3명의 북한 유학생이 체류중이다. 북한은 동유럽 공산국가가 잇따라 붕괴한 이후 유럽으로 유학 보내는 일이 뜸했으나 2009년 이후 유학생을 늘리기 시작해 현재 25~30명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러시아 모스크바, 폴란드 바르샤바 등 구 공산권 국가를 비롯해 북한 대사관이나 대표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 스위스 제네바, 독일 베를린 등에 집중 파견돼있다. 과학기술의 수준이 상당한 스웨덴도 북한 유학생의 선호지역이다.
북한이 유학생 파견을 늘린 것은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국과의 기술격차를 실감, 해외의 노하우를 흡수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후 북한은 기적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의 슈퍼마켓과 공장을 견학했고, 국가통제형의 시장경제를 취하는 중국 모델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어학실력과 기술력 향상을 꾀하는 인재 유학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 유학생도 늘리기 시작, 현재 57명이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수치다. 중국 유학생은 2010년보다 2배 이상 늘어 동북 3성에만 2,000여명이 유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위연구소 총괄연구원을 지낸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 연세대 교수는 "북한은 유학생이 망명할 것에 대비해 가족을 평양에 남겨두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학생들을 집단생활을 통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어 망명소동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