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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활로" 대기업SI업체, 아이비리그 채용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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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활로" 대기업SI업체, 아이비리그 채용투어

입력
2012.03.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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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미국 아이비리그(동부지역 명문 사립대) 가운데 하나인 하버드대학의 한 세미나실. 국내 시스템통합(SI업체 LG CNS의 채용설명회가 열렸다. 인사 및 컨설팅 담당임원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한인 유학생과 현지 석ㆍ박사 50여명을 대상으로 1대1 맞춤 상담이 진행됐다. LG CNS는 이달 4일까지 MIT, 스탠퍼드, 미시건 등 미국 내 정상급 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계속했으며, 경영진들은 곧 현지로 가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대형 SI업체들이 잇따라 아이비리그를 찾고 있다. 해외인재를 찾기 위한 일종의 '글로벌 채용투어'다.

대기업 계열 SI업체들이 해외채용에 주력하는 건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차원. 각 업체들은 현재 10~20%인 해외매출 비중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 외국언어와 문화에 밝은 한인은 물론 현지인까지 집중 보강하고 있다.

SI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매진하는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특수한 사정 때문이다. 대기업 계열 SI업체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더 이상 국내에선 일감찾기조차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일감 몰아주기'규제다. 사실 재벌그룹 소속 SI들은 계열사들이 내놓은 물량수주, 즉 내부거래 비중이 컸고 이로 인해 손쉽게 성장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정부가 광고 건설 물류와 함께 SI를 '4대 내부거래업종'으로 지목해 집중규제하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수주는 불가능해진 상태다.

공공사업참여의 길도 막혔다. 정부가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개정이 완료되면 연간 2조5,000억원대에 이르는 공공사업에는 대기업 계열 SI의 참여가 사실상 봉쇄된다. 한 업계관계자는 "계열사 물량도 안 되고 공공물량도 안 되면 더 이상 국내영업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좋든 싫든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해외인력채용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SK C&C는 4월3일까지 미국 톱 100대 대학을 대상으로 글로벌 채용설명회를 연다. 특히 정철길 사장이 2일부터 이틀간 UCLA, USC, UC어바인, USCD 등 한인 학생 비중이 높은 대학을 찾아 특강을 할 예정. 이 회사는 올해 채용인원 중 40%가량을 해외에서 충원할 예정인데, 임원급 고위직도 해외에서 뽑을 계획이다.

삼성 SDS는 이달 말까지 조지아공대를 시작으로 메릴랜드, 코넬, 미시간 등을 방문해 신입과 경력 채용 상담회를 진행한다. 고순동 사장과 임원들이 면접을 실시하기 위해 수시로 현지를 방문하고 있다.

LG CNS는 현지 채용과는 별도로 지난해부터 러시아, 중남미, 중동 등 비영어권을 대상으로 해당지역 체류 경험자와 비영어권 비즈니스 회화 가능자를 선발하고 있다.

◇SI(System Integration)란

각종 전산ㆍ정보시스템을 개발하고 구축하는 것. 작게는 인사고과나 급여관리 프로그램부터 사내 인터넷망 구축 같은 것이 있고, 공공영역으로 가면 인터넷 뱅킹, 시내버스ㆍ지하철의 교통카드사용 및 환승까지 거의 모든 분야을 포괄한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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